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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법의 정신이 살아나는 사회

by 大建 2014. 1. 21.

연중 제2 주간 화요일(마르 2,23-28)


어제는 불의한 공권력을 무리하게 행사하다가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한 용산 참사가 일어난지 5주년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오늘날도 여전히 같은 역사가 반복이 되고 있다.

밀양에서는 벌써 2명의 어르신이 자살을 하였고 2명의 다른 어르신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민들을 오히려 불안하게 만드는 원자력, 그것도 도시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송전탑을 만든답시고, 

평생을  살아오신 고향 산골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 단돈 400만원을 쥐어주고 내쫓으려는 불의한 공권력과 한전에 의해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고, 과연 몇 분의 어르신이 또 목숨을 끊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불의한 공권력에 대하여 국민들이 침묵하고 있는 한, 머지 않은 앞날에 우리 마을이 또 다른 용산이 되고 밀양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다가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자, 

이것을 본 율법주의적인 바리사이들은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하고 따진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윗이 성전의 음식을 먹었던 것이 문제되지 않은 것처럼 인간의 궁핍함 앞에 율법은 그 힘을 잃게 되는 것임을 선포하신다.

바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법이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인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사회에서 정의가 자리잡도록 하려는 것이 법의 근본 정신, 법의 존재 이유이다.


법이 높은 자들, 지닌 자들, "甲"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보호한다면 이미 그 법은 존재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오늘 날 우리 사회의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법이나 제도를 만들고, 또 그것을 집행하려 하기 때문에 수많은 민초들은 범법자로 내몰리며, 가지고 있는 것마저 빼앗기는 현실에 부딛히고 그러한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극한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가진 자들의 불의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그 불의에 의해 고통받는 사람들만 처벌하려고 하는 것이 공권력이라면 그 누가 정부를 신뢰하고 살겠는가!


법의 정신이 살아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권력과 재물을 가진 자들만이 활개를 치며 사는 세상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없는 자들의 사정을 살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회, 즉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자.

법 집행이 늦어지고 또 그것이 불가능하게 될지라도 

이 사회의 수많은 민초들 또한 존중받아야할 인격체들임을 모든 이들이 깨달아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참으로 법정신이 살아나는 민주 사회가 되도록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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