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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나에게 배워라

by 大建 2013. 12. 11.

대림 제2 주간 수요일(마테 11,28-30)

요즈음은 명절 풍속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에는 자식들이 부모님들을 찾아갔지만, 요 근래에는 반대로 어르신들이 자식들의 귀성 여행의 피곤함을 덜어주고자, 스스로 자식들의 집으로 찾아가는 "역귀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식들 집을 찾아가는 부모들의 머리와 손에는 짐이 한 보따리씩 있게 마련이다. 명절 때 뉴스 같은데에서 그러한 장면을 보다보면 "정말 자식 사랑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 노인들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그렇게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싸서 이고 들고 자식들 집을 찾을 리가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식들을 보기 위한 일념에, 그리고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전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그 짐들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가장의 삶의 무게, 또는 주부 혹은, 부모의 삶의 무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족들을 위하여,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고 벗어버리고만 싶은 멍에를 기꺼이 지고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랑이 있는 한 그 짐은 무겁지 않다. 사랑이 있는 한 멍에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이 사라지자 말자 그 짐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오고, 그 멍에는 나를 옴짝 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속일 뿐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바로 이 것이다.
사랑이 없이 살아가고, 그래서 홀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듯이 느껴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당신께 오라는 것이다. 당신께서 어떻게 십자가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앞으로 나아가셨는지, 당신께서 무엇 때문에 십자가라는 멍에를 지고 편하게 골고타 언덕을 오르셨는지 "배우라"는 것이다.

그분은 결코 짐과 멍에를 벗어버리게 해주겠다고 하시지 않았다.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니고 사랑할 때 우리 멍에가 편하고 우리 짐이 가벼워 짐을 깨닫게 해주시겠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 사랑이 메말랐다고 느낄 때, 그래서 인생의 무게가 버겁다고만 느껴질 때 즉시 그분께로 달려가자. 사랑의 화신인 그분으로부터 한 수 배우기로 하자!

                                                                                                                                                (35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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