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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기득권의 포기

by 大建 2014. 1. 4.

주님 공현 전 토요일(1월 7일, 요한 1,35-42)


오늘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던 안드레아가 새로운 스승을 찾아 떠나고 결국 메시아를 만났다는 복음의 말씀을 듣게 된다.

우선 세례자 요한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는 과연 시종일관 "메뚜기와 들꿀"(마테 3,4)만 먹고 살았을까? 아닐 것이다. 일정 기간 피정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하기는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제자들과 주변의 후원자들의 도움을 적어도 "마지 못해" 받았을 것이다. 그 당시의 사람들은 예수님이 오기 전, 요한을 메시아, 혹은 예언자 엘리야로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또한 제자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전하듯이, 참된 메시아를 찾아 떠난 안드레아와 또 다른 제자와 같은 이들도 있었을 것이고, 그저 몰려다니는 마음으로 떠난 제자들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그래도 끝까지 남아서 스승의 시신을 수습하는 제자들(마르 6,29)도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본인이 원하지는 않았겠지만 세례자 요한은 적어도 예언자로서의 영광을 누리는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한 요한이었다. 그러나 그는 진실을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이 아닌 예수가 참 메시아시라는 진실을! 진실을 밝힘으로써, 제자도 잃고 명예도 잃을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았지만 진리를 말하는데에 망설이지 않았다.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최후의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는 생명조차도 내놓을 수 있었기에 폭군 헤로데에게 진리를 설파하지 않았는가!

안드레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 스승을 떠나 또 다른 스승밑에 들어가 자리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궁극적이며 참된 스승이신 예수에게로 거리낌없이 발길을 옮겼고, 결국 다른 이들에게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요한 1,40)하고 말하며 이웃을 진리에로 초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안드레아 사도 또한 결국에는 목숨이라는 기득권을 내어놓으면서 스승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증거한다.

신앙은 그러한 것이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은 그렇게 기득권을 내어놓으면서까지 진실을 찾는 것이요, 목숨을 내어놓을지라도 애써 찾은 진실, 진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신앙인인가 솔직하고 겸손되이 반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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