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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아버지가 계시기에

by 大建 2014. 3. 22.

사순 제2 주간 토요일(루까 15, 1-3. 11-32)

오늘 복음에는 두 아들이 등장한다.

작은 아들은 아버지가 곁에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였기에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챙겨서 아버지 곁을 떠나가 방탕한 생활을 한다. 그런데 그 작은 아들이 그토록 죄 많은 생활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그토록 인자하시며 그를 저버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그는 집을 떠났고 재산을 낭비했고 거지가 되었고 먹을 것이 없어서 돼지가 먹는 죽을 찾아 먹으려 해도 그것마저 여의치 못한 괴로움을 당한 후에야, 자기 꼴이 어떤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결국 아버지가 두 말없이 재산을 나누어준 것이 얼마나 너그러운 것인지, 그리고 자신은 얼마나 몹쓸 아들, "후레자식"이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는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하고 부르짖었다.

한편 그의 형은 어떻게 하였는가?
큰 아들은 아버지와 더불어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명을 누리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아버지와 같이 살기는 하지만 매일 "종처럼 일하며 사는 삶"에 진저리를 내고 있었으니 결국 작은 아들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사실, 죽은 목숨으로 연명하고 있었던 것이고, 아버지 곁에서도 결코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러한 동생의 귀환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처사를 못 마땅하게 여겼으며, 동생을 받아들이지 않고 비난과 질시의 눈초리로 대한다.

이렇게 볼 때, 작은 아들이나 큰 아들이나 결국 우리 자신의 모습임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참회하고, 회개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우리 곁에는 항상 자비로우신 아버지, 집을 박차고 나갔던 작은 아들에게나, 곁에서 불만을 품고 살고 있던 큰 아들에게나 항상 너그러우시며 항상 용서해주시는 아버지 하느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돌아가야 하는 것이고, 회개해야 하는 것이다.

사순시기는 이러한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존재를 우리에게 각성시켜 주는 은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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