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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안식일의 주인

by 大建 2015. 1. 20.

연중 제2 주간 화요일(마르 2,23-28)


고백성사를 듣다 보면 간혹 우리 신자들이 율법주의에 사로잡힌 신앙 생활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한 동안 병원에 입원해서 주일 미사에 참예하지 못했습니다" 하는 고백의 경우가 그렇다.

미사 참례는 주일에 가능한 한 참례해야 한다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절대적으로 빠지면 안 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와 같은 불가피한 경우는 개인적으로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병의 치유를 위한 기도를 적절히 한다면 훌륭한 주일 예배가 되는 것이다. 또 퇴원한 후라도 평일에 진정 감사의 마음으로 미사 참례를 한다면 주일 미사 이상의 훌륭한 흠숭지례가 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나약한 인간들이 몸을 혹사하지 않도록 쉬는 날에 관한 규정을 정해주시고, 물질적인 것에만 매달려 살지 않도록 당신을 흠숭하는 주일을 지내도록 안식일 규정을 정해주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다가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자 

바리사이들은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하고 따진다.  

이에 예수님은 다윗의 예를 드시면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다. 


오늘 이야기는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예수님과 제자들 모두 하느님 나라에 대한 복음과 그 선포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있었고 

따라서 전도 여행에 필요한 식량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채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후에는 후원자 그룹도 생겨서 이같은 고생을 어느 정도 면한 것으로 보인다(루까 8,1-3 참조).

아무튼, 제자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려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밀 이삭을 뜯어먹었다.

이것을 본 율법주의적인 바리사이들이 시비를 걸었고, 

예수님은 다윗이 성전의 음식을 먹었던 것이 문제되지 않은 것처럼 

인간의 궁핍함 앞에 율법은 그 힘을 잃게 되는 것임을 선포하시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법이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속박하기 위해서 율법들을 만드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다운 존재로서 살아가게끔 하시기 위하여 율법을 정해주셨음을 기억하자. 

하느님의 자비하심, 하느님의 그 자상하심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율법주의적인 닫힌 마음으로부터 해방되어 보다 기쁜 자세로서 그분을 흠숭하면서 살아가는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H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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