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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by 大建 2009. 4. 30.

부활 제3 주간 목요일 (요한 6,44-51)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의 스승으로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하시며 생명의 빵이신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정말로 알아듣기 힘든 이 말씀의 끝에 제자들조차도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60) 하고 수근댑니다.

  
사실 우리도 듣고 있기 어려운 이 말씀보다는, 차라리 예수님께서 인용하시는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는 우리가 잘 기억하지는 못하는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54,13)이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오해하지 않도록 계속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너희를 가르치시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통하여 너희를 가르치신다. 나는 그분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 이것이 예수님의 말씀의 요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그분께서 너희가 나를 믿도록 나에게 너희를 보내주신다. 그리고 나는 너희에게 그분을 계시함으로써 너희가 그분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하고 하시면서 계시의 어떤 역동성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서에 나오는 알아듣기 힘든 모든 말씀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계시의 역동성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알아듣기 힘든 말씀을 접할 때, 그것을 말씀하시는 이가 누구이신지에 대해 먼저 초점을 맞추기로 합시다. 복음사가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에 대해 전하는 끝에 사람들이 그분의 권위, 권능에 대해 놀랐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분께서 직접 당신의 권위에 대해 말씀하심으로써,  당신이 후에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분이 하느님의 말씀이심을 우리가 이해할 때만 우리는 그분이 하시는 말씀들을 올바로, 온전히 이해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인용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들을 때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임을 분명하고도 절대적으로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여기서 참된 신앙이 요구됩니다. 신앙이 없으면 우리도 유다인들처럼 “우리끼리 수근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말씀 안에서 예수님의 권위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될 때, “주님, 무엇이든지 말씀하십시오. 당신의 뜻이라면 무엇이든지 따르겠습니다”하고 우리는 말씀드릴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광적인 맹종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오히려 예수님과 우리를 모욕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정말 때때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분의 말씀이 가장 높은 경지의 우리의 지성 능력을 통해서 하느님을 계시해 준다면 그것이 어떻게 광적이고 맹종이 되겠습니까!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어떤 경우에도 지적 능력의 포기를 강요받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앙은 더 높은 수준의 지성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즉 묵상과 성찰과 공부가 필요한 것이며, 때로는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신앙은 전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달려드는 사람만이 승리할 수 있는 전투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도, 비록 성령께서 필립보 사도를 보내기는 하셨지만, 그 이방인은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필립보에게 설명해주기를 청하였으며 필립보의 설명을 듣고서야 예언서의 말씀들이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것임을 이해하였고 하느님의 말씀이 그분 안에서 성취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필립보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는데도 너희는 나를 모른단 말이냐? 나를 보았으면 곧 나의 아버지를 본 것이다”(요한 14,6-9).

   
우리가 예수님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분의 말씀을 영적으로 알아듣고자 할 때, 우리는 하느님을 뵙는 것이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계시하여 주십니다. 하느님 자신에 대한 말씀들이 그렇게 이해하기 쉬울 리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이성의 능력이라는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자주 그분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성찰하고 공부함으로써,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합시다!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

주여,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하도록

올바른 신앙과 확고한 희망과 완전한 사랑을 주시며

지각과 인식을 주소서. 아멘.(성 프란치스꼬)

                                                                         
-  2007. 4. 26 광주평화방송 오늘의 강론

                                                                                                                                                                              (96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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