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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유구무언

by 大建 2008. 4. 30.

부활 제6 주간 수요일(요한 16,12-15)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는 말이 있다.
"입이 있어도 할 말은 없다"는 말이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할 말은 많으나 알아들을 사람이 없어서 말을 줄이시는 분의 심정은 어떠하셨을까...?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과 아버지 하느님에 대해서 무지몽매한 이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성령을 보내주실 것을 약속하신다.
성령과 더불어서만 우리는 진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
성령 안에서만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수께서는 성령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것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으심도 명확히 밝히셨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진리, 인식할 수 있는 진리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성령을 소유한 양,
진리를 소유한 척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하느님과 인간의 어쩔 수 없는 간극을 인정하지 못하고,
마치도 모든 것을 알아듣는 척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내가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것을 남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아는 한 하느님은 이러이러한 분이 아니시다"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일찌기 그러한 부정의 신학을 설파하지 않았던가.

유구무언이다. 말을 줄이도록 하자.
주님께서도 말을 줄이고 계신다.
주님께서 우리를 알고 계시기에 말을 줄이신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그분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아는 척 떠들어대는 교만함을 버려야 할 때이다.
성령께서 알려주시는 한, 그리고 성령과 함께 하는 한에서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서 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88R0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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