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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아는 길도 물어서 가자

by 大建 2008.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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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 주간 금요일(요한 14, 1-6)


장성 수도원에는 이용할 수 있는 차가 두 대 있다. 한대에는 내비게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다른 한 대에는 없다.

당연히 나는 내비게이터가 설치된 차를 선호한다. "길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내비게이터가 없는 차를 몰고 나가면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언젠가의 일이다. 목적지로 차를 몰고 가는데, 차선을 잘못 들어섰지만 바꿀 수가 없었다.
목적지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은 우회전을 지시하고 있었지만 우회전을 할 수 없기에
다음 블록에서 우회전하면 되겠지 하고 계속 진행을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가도 우회전 할 수 있는 곳이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한참을 더가서 유턴을 하고 돌아와 고생 끝에 도착하였다.
우리 속담에 "아는 길도 물어 가라"고 했는데, "아는 척" 하고 갔던 것이 잘못이었다.
신앙 생활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는 길도 물어서 가면 보다 편하게, 보다 기분 좋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사도 토마스를 불신앙의 상징 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모르는 것은 솔직히 모른다 하였고,
그래서 그는 모른는 것에 대해서는 물어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그 길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는 질문은 정말
그의 인간미를 돋보이게 하는 질문이 아닌가?
이러한 질문이 있었기에 주님께서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명쾌한 말씀으로 대답을 하신다.

우리는 계시된 진리인 성서와 교회의 가르침을 받아 신앙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신앙 생활을 할 때 오류가 없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볼 것은,
구체적으로 각자가 가야할 길, 추구해야 할 도(道)는
그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약도만 가지고 있을 뿐 정확한 길을 알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약도에 나와 있지 않은 길은 물어서 가야 한다.
또 길을 물어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분에게 물어야 한다.
길인 동시에 내비게이터인 그분 예수께...

주님께 매일 길을 묻도록 하자.
"주님, 제가 어느 길로 가야 하겠습니까?" "주님, 제가 어떻게 도(道)를 닦아야 하겠습니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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