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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역사에서 배우자

by 大建 2015. 8. 7.

연중 제18 주간 금요일(마테16,24-28)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이순신 장군이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서 한 말이다. 

자신의 한 목숨을 버림으로써 조국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목숨을 버리겠노라는 각오를 말한 것이니다.
그런데 장군은 전장에 임할 때만 이러한 정신으로 살지는 않은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전 삶을 바로 이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으로 살다 가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이라는 인간들은 어떠한가? 


학연이나 지연, 혈연에 구애받지 않고 원리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며, 세 번의 파직과 두 번의 백의종군에도 불구하고
소탐대실(小貪大失)[각주:1]의 해악을 너무도 잘 깨우치고 있었기 때문에
파당에 휩쓸리지 않았으며 개인의 이익 보다는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마침내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구습을 과감히 타파하여 철저한 준비와 개혁의지로 부하들을 이끌던 이순신이야말로 참으로 이 시대가 기려야 할 지도자상일 것이다.

대의(大義)보다는 소의를 탐하고,
나라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자리"와 재물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솔직하지 못한 언행과 꼼수로 국민들을 속이려고만 하고,
그에 따라서 경찰, 검찰, 감사원, 국방부, 심지어는 법원까지...
어느 부처 할 것없이 한결같이 자신들의 거짓을 가리려고만 하고,
진실과 정의에 대한 입막음, 나아가서는 박해를 서슴치 않으면서,
상전 눈치를 보아 "알아서 기는" 형국으로 일을 해나가다 보니
마치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박정희 군사 독재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대의를 생각하지 않고 작은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를 펼치다 보니 미국에게 휘둘리고, 일본에게 뺨맞고, 중국에게 무시당하고, 북한에게 왕따당하는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나라를 망치는 그 간신배같은 사람들 중에 소위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이 그리워지는 이유이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들을 지닌다면
정말로 나라를 이렇게 어지럽게 이끌어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위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25). 
당신 때문에, 즉 진리와 정의를 위해, 하느님 나라를 위해 목숨을 잃고자 하는 사람이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현세의 이익이라는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영원한 생명, 참 생명-사람답게 사는 삶-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말씀도 덧붙이신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26)

거짓 그리스도인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나 하나만이라도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을 실천해 나아가야 한다.
"무릎꿇고 살기 보다는 서서 죽기를 원한다"는 7-80년대 투쟁구호를 다시 떠올리지 않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고 살아가고 싶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오늘 내 마음 안에 휘몰아친다.
죽고자 하는 결단없이, 내 것을 포기하는 결단없이 이 나라를 살릴 수 없다.
아니 나 자신을 살릴 수 없다.

이제 다시 사소한 일에서부터 "나"를 버리고 "나라 - 하느님 나라"를 생각하는 훈련을 하기로 하자.
그것이 내 목숨을 살리는 길이다.

역사로부터 배우자.

                                                                                                  (59S)















  1.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말. 그러 나 요즘은 이렇게 바뀌었다 소貪大失 : 소를 탐하다가 대통령직을 잃는다는 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