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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인간의 양면성

by 大建 2009. 12. 11.

대림 제2 주간 금요일(마테 11,16-19)


이솝은 철학자 크산투스의 노예였다.

어느 날 크산투스가 이솝을 불러 말하였다. "내일은 이곳에 귀한 손님들이 올 터이니 음식 준비를 특별히 잘 하도록 하라".


이렇게 훌륭한 음식을 미리 당부한 크산투스는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날 손님들과 함께 식사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첫 번째 요리가 나왔다. 온갖 양념으로 맛을 낸 혓바닥 요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계속해서 들어오는 요리는 모두 혓바닥 요리뿐이었다. 화가 난 크산투스가 손님들 앞에서 이솝을 불러 그 이유를 물었다. "귀한 손님을 모셨는데 무슨 혓바닥 요리만 계속 내오는가?"


그러자 이솝이 태연하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이 혓바닥 보다 더 귀한 음식이 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습니까? 혓바닥은 학문과 지혜의 통로요, 인사를 하고, 사업을 하게 하며,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줄 뿐 아니라 죽었던 사람도 살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보다 더 귀한 요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말에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솝의 재치 있는 대답에 탄복을 하였다. 다음 날, 크산투스가 또 이솝을 불러 말하기를 이번에는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고약한 손님들이 오는데 그들에게 제일 나쁜 음식을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크산투스와 그 손님들 앞에 나온 음식은 또 그 혓바닥 요리였다. 화를 내는 크산투스에게 이솝이 말하였다.


"이 세상에 혓바닥보다 더 고약한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고약한 일들은 다 이 혀에서 시작이 됩니다. 반역이나 폭력, 시기와 도둑질,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쓰러뜨리며 개인을 파괴하고 인간 관계를 무너뜨리는 그 모든 일이 이 혀에서 나오는데 이보다 더 나쁜 음식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그렇다. 대부분의 관계가 좋아지거나 반대로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의 시발점은 인간의 "혀",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에 의해서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가? 우리 입으로 혹시 두 가지 말을 하진 않는가? 서로에게 축복하는 말, 서로를 저주하는 말 이것이 우리에게 동시에 존재 하진 않는가?


우리 인간에게는 선하고 바르게 살고 싶은 양심(도의심)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매우 이기적일 뿐만 아니라 또 남을 짓밟고 올라서려는 악으로 기우는 심성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 내부에서는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곤 한다(로마 7,15-23).


이것이 곧 인간 심성의 양면성이다.


이렇게 우리들은 선과 악의 갈등 속에서 요동하며 살아간다.

바오로 사도 역시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로마 7,24)


이런 비참함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우리는 "주님, 어서 오소서!"란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95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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