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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프사모 성지순례 8 - 아빌라(Avila)

by 大建 2010. 2. 13.
이전 글 :  [여행] - 프사모 성지순례 7 - 알바 데 또르메스(Alba de To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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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Avila)

마드리드에서 서쪽으로 87㎞ 떨어져 있다. 해발 1,132m 지점 아다하 강 유역에 있으며 높은 그레토스 산맥(남쪽)과 과다라마 산맥(동쪽)으로 둘러싸여 있다. 로마 시대 이전에 형성된 정착지에서 비롯되었으며 로마 시대에는 아불라 또는 아벨라라는 이름으로 루시타니아의 일부를 이루다가 714년경 무어인들에게 넘어갔다. 1088년 알폰소 6세가 그리스도교도들을 위해 이곳을 탈환했다. 길이가 2,500m인 다각형으로 된 이곳의 성벽은 12세기에 건축된 것으로 고대 아빌라 전역을 에워싸고 있으며 도시의 현대 시가지는 그 외곽지역에 있다. 1607~10년에 무어인들의 후손들이 축출되면서 이 도시에서의 교역이 쇠퇴하게 되었다. 
아빌라는 '스페인에서 가장 훌륭한 중세의 유적'이라고 불려온 유명한 관광 중심지이다. 역사적인 유물로는 대장장이 후안 데 아르페 이 비야펜(16세기)의 작품이 보존되어 있는 고딕 양식의 대성당(1091경 착공, 13~15세기 완공), 스페인 최초의 종교재판소장이었던 토마스 데 토르케마다의 무덤과 페르난도와 이사벨라의 외아들인 돈 후안의 무덤이 있는 산토토마스 수도원(1482~93),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비센테 바실리카, 아빌라 태생의 성녀 데레사의 집터에 세워진 엔카르나시온 수녀원 등이 있다. 오늘날 제혁·제분·주정·청량음료·육류가공 등의 제조업을 주로 하고 있다.
1985년 유네스코에 의해 성벽을 포함한 구시가지 전체가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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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은 Palacio de Valderrabanos Hotel(★★★★)은 주교좌 성당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여장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잠간 산보 겸 나가서 야경 사진을 몇 장 찍었다.
01

주교좌 성당

성벽 밖에 세워져 있는 성녀 상


다음 날(1/31) 아침 우리는 엔까르나시온(Encarnación, 강생) 수도원으로 향하여 주일 미사를 봉헌하였다.
데레사 성녀를 본받아 더불어 함께 사는 형제, 자매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자는 요지의 강론을 하였다.

엔까르나시온 수도원은 성녀가 처음 개혁운동을 시작한 곳이었다.


이 수도원은 1611년 펠리페 3세때 건축가 후안 고메스 데 모라 (Juan Gomez de Mora) 와 알베르또 데 라 마드레 데 디오스 수사(Fray Alberto de la Madre de Dios)에 의해 건축되었다.
1536년 까르멜 수녀회에 입회하여 다음해 첫 서원을 한후 수도원 개혁에 나섰던 수녀가 27년간 머물었던 수도원으로 3번에 걸쳐 수도원 원장이 되기도 했었다.
이곳에서 '맨발의 까르멜회'을 설립하였고, 그녀의 제자들과 함께 에스빠냐 전 지역을 다니며 일생동안 18개의 수도원을 설립하였다.

수도원 성당 앞에 만들어진 [영혼의 성] 7 궁방을 상징하는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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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성(Moradas)
 

“영혼의 성”은 영혼이 참된 인간이 되어 거룩한 것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부터 은총의 충만함을 체험하고 다른 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데레사 성녀가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설명하는 탁월한 작품이다. 모두 일곱 개의 여정으로 이루어졌지만 각각의 여정이 고유한 기도의 단계를 만들고 있다. 처음 세 개의 여정(1-3궁방)은 수덕적 기도의 단계를 설명하고, 마지막 세 개의 여정(5-7궁방)은 순수하게 신비적 기도에 대하여 설명을 한다. 네 번째 여정(4궁방)은 수덕적 기도와 신비적 기도의 전환점 역할을 한다. 데레사 성녀는 이 책에서 영성생활의 수준과 기도의 단계를 철저하게 동반적인 관계로 설명한다. 데레사 성녀에 의해 설정된 이 기도의 점진적 단계는 사실은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영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타당하게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 자신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중개해 주십니다. 그러나 마음을 살펴보시는 분은 영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아십니다. 영이 하느님께 맞갖게 성도들을 위해 중개하시기 때문입니다.”(로마 8,26-27)
 

1 단계는 아주 기초적인 기도의 수준을 말한다. 만일 기도자가 외적인 것에 젖어있다거나 내적인 무질서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면 하느님과의 관계는 마치 귀머거리이며 벙어리가 다른 이들과 맺고 있는 관계와 같을 것이며(영혼의 성, 1궁방,1,7; 2,12), 중풍병에 걸린 환자와 같은 것이라고 한다(영혼의 성, 1궁방,1,6).
2 단계는 본격적으로 묵상적인 기도가 시작되는 순간이며,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것들에 대해 예민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하느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기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맞추기 시작한다(영혼의 성, 2궁방,8). 귀머거리이며 벙어리인 이가 듣기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영혼의 성, 2궁방,3).
3 단계는 묵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동시에 영성생활에 있어서 안정감을 찾아가기 시작한다고 가르친다. 특히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려고 하지 아니하고, 소죄마저 피하며, 즐겨 고행을 하는가 하면, 자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에 마음을 거두는(내적 침묵에 이르는) 일과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남을 사랑하는 일에 열중하게 된다고 한다(영혼의 성, 3궁방,1,5-6).
4 단계는 묵상이 매우 안정되고 단순화되기 시작하는 때이며, 가끔 의지에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고요함이 찾아들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하느님이 계시는 곳이 한결 가까워지기 때문에 가끔 주시는 아름다운 은혜를 설명할 도리가 없으며, 항상 일정하게 체험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은 당신이 주고 싶으신 때에, 주고 싶으신 대로,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신다고 한다(영혼의 성, 4궁방,1,2). 이 때에 사랑이 눈을 뜨게 되는 순간이므로(영혼의 성, 4궁방,3,4) 중요한 것은 많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영혼의 성, 4궁방,1,7).
5 단계는 소위 일치의 기도가 시작되는 순간인데 그리스도의 신비와 현존이 확연하게 드러나면서 깊은 일치를 이루게 된다고 한다. 하느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대단한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동시에 오직 사랑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불타오른다고 말한다. 누에와 그 나방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일치란 우리의 뜻이 온전히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영혼의 성, 5궁방,3,3). 특히 사랑은 결코 게으르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하느님과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한다(영혼의 성, 5궁방,4,10).
6 단계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상사병) 영혼이(영혼의 성, 6궁방,1,1) 탈혼 상태에서의 기도가 이루어지고(영혼의 성, 6궁방,4,3-17), 여러 가지 현시가 보이는 순간이기 때문에(영혼의 성, 6궁방,8-9장) 모든 방면에서 신비적 은총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영혼은 오직 사랑만 하고 싶고, 다른 아무것도 모르고 싶어진다고 한다(영혼의 성, 6궁방,7,8).
7 단계는 충만한 일치가 이루어지는 단계로서 하느님의 의지에 의해 자신의 의지가 다시 형성된 것과 같다고 한다. 삼위일체이신 주님께서 자신 안에 들어와 사신다는 체험을 영적 결혼이라는 말을 빌려서 설명하고 있다(영혼의 성, 7궁방,1,2-3; 2,1-4). 기도자의 완전한 변화는 물론이요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라도 수용할 수 있는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음을 설명한다(영혼의 성, 7궁방,3-4장).

읽기에 수월한 책은 아니지만 영성생활의 진보를 이루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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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까르나시온 수도원을 떠나 우리는 성인의 생가터에 지어진 산타 데레사 수도원 박물관으로 향하였다.
참 이상한 일이다. 예전에 한번 분명히 방문했던 곳인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더니
생가의 정원 모습을 보면서 방문 사실을 떠올렸다.
아무튼 곳곳에 성녀의 체취가 느껴지는 구석구석, 물건 하나 하나를 살펴본 후
우리는 아빌라를 떠나기 위하여 버스에 오르게 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잠간 정차한 곳은 고대 그리스도인들이 처형당하던 순교지로서
아빌라의 전경이 다 보이는 곳이다.

아빌라 방문 증명사진 ^^



이곳에서 아빌라를 바라보며
"데레사의 아빌라여, 아빌라의 데레사여, 안녕!"을 마음 속으로 외치며 다음 행선지로 향하게 된다.


<하느님의 수중에>

저는 당신의 것.
저는 당신을 위해 났으니
저를 무엇에 쓰시겠습니까?
지존하신 엄위시요, 영원하신 지혜,
내 영혼 위에 베푸시는 당신의 은혜,
하느님,
지극히 높으시고 유일한 존재시여,
자비로우신 하느님,
주님,
저를 어디에 쓰시렵니까라는 말로
오늘 당신의 사랑을 선언하는
얼마나 천한지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것,
당신이 저를 내셨으니,
저를 속죄하셨으니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저는 견뎌 내시니 저는 당신의 것,
당신이 저를 부르셨으니 저는 당신의 것,
저를 기다리셨으니 저는 당신의 것,
저는 없어지지 않았으니 저는 당신의 것,
저를 무엇에 쓰시렵니까?
아멘
          - 예수의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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