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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프사모 성지순례 13 - 아란싸쑤(Arantzazu)

by 大建 201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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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미술관을 둘러본 후 우리는 서둘러 길을 떠나야 했다.
왜냐하면 그곳 수도원에 점심 예약이 되어 있었는데
 예정에 없던 구겐하임 박물관 방문으로 많이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곳에서 우 요셉 신부님을 만나기로 하였는데 늦어진다는 연락을 드렸더니
많이 기다리게 되었다고 하시기에 더욱 죄송스럽다.
우 요셉 신부님은 우리 작은형제회(프란치스꼬회)원으로
근 40여년을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시다가

몇년 전 건강상의 문제로 귀국해서 베르메오(Bermeo)라는 작은 마을에서 사목을 하고 계신 분이시다.
현재 작은형제회 한구관구에는 5분의 에스빠냐 출신 선교사들이 계시는데
모두 바스크 지방 출신이며
특히
배 요셉 신부님, 문 요셉 신부님은 우리가 가는 아란싸쑤가 있는 도시
오냐띠(Oñati)가 고향이신 분들이다.


설상가상으로 버스 기사가 가는 길을 정확히 몰라서 도착은 더욱 지체되었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우리는 아란싸쑤에 도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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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란싸쑤(Arantzazu)

연도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1200년대 어느 해 로드리고 데 발싸테기(Rodrigo de Balzategui)라는 목동이 오냐띠 마을 위 쪽 산 속 가시나무에서 성모상을 발견하게 된다. 이 목동은 "가시나무(arantza)에 왜 당신(zu)이?"라고 외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이 지역 이름을 아란싸쑤(Arantzazu)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성당이 지어지는데 이 성당은 1553년 성 요한 복음사가 축일 밤에 불이나 전소되었다. 그 후 새 성 당이 지어지지만 다시 화재가 일어나고 몇번의 신축과 증축을 반복한 끝에 1955년 현재의 성당이 들어서게 되었다.
아란싸쑤의 성모님께 대한 신심이 커지면서 현재 성모상은 성당 주제대 위쪽에 모셔져 있으며, 현재 기뿌쓰코아(Guipúzcoa) 주의 주보로 공경되고 있다.
1501년부터 작은형제들이 이곳에 자리 잡고 살게 되었으며 아란싸쑤 관구의 소신학교가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1963년부터 이곳에서 양성된 7명의 프란치스칸 사제들이 한국에 파견되어 성 프란치스꼬의 잔꽃송이를 뿌리고 있다.
한편, 바스크 지방 출신인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도 회개 전에 이곳을 순례하여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하며 하느님 나라에 헌신하기로 다짐하였다고 한다.

성모상을 발견한 것을 가지고 성모신심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세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성모상이 발견된다는 것은 당시의 신앙인들에게는 축복과 기적으로 여겨졌을 것이며, 따라서 당연히 보호자이신 성모께 대한 신심도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에스빠냐의 주보이신 싸라고싸(Zaragoza)의 삘라르의 성모(Virgen de Pilar)나 마드리드의 주교좌 성당 알무데나의 성모(Virgen de Almudena)에 대한 신심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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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굽이굽이 산골마을들을 지나고 산위로 올라갈수록, 뭐 대단한 것이 있으랴 생각했을 순례단원들의 눈빛이 빛나고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마침내 아란싸쑤에 도착하자 그 장관에 형제 자매들의 경탄은 극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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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먼저 기다리고 계시던 우 요셉 신부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근처에 있는 숙소 Hotel Sindika(★)로 가서 간단히 여장을 정리한 다음 허기를 채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대성당 옆 피정의 집 경당에서 주님 봉헌 축일 미사를 우 요셉 신부님의 주례로 봉헌하였다.


미사를 마친 후 우 요셉 신부님의 안내로 우리는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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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후에 우리는 각자 기도와 산보, 휴식을 하면서 마치 산속의 피정인 듯 지내면서
아란싸쑤에서의 고즈녁함을 즐겼다.

처음에 왜 별 하나짜리 숙소를 정하였는지 의아해 하였지만,
도착해 보니 근처에 있는 또 다른 호텔(★★★)은 겨울철 비수기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수긍하게 되었으며, 우리의 숙소도 그리 불편함은 없었기에 모두들 불평없이 지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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