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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제주도 여행 1

by 大建 2010. 4. 18.
제주도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안식년을 맞아 몇 달간 본당을 떠나 쉬게 되었는데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제주도였습니다.

청년 시절 본당에서 교사들과 함께 M.T.를 다녀왔지만 한라산 등정과 해수욕을 하는 정도로 돌아왔고
서품 후 1992년에 처음으로 글라라 수녀원에 미사를 하기 위해 다녀온지라
제주도를 제대로 둘러본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다녀오리라고 마음 먹고 있던 곳입니다.

요즈음 유행인 차량 렌트 패키지로 저가 항공에서 표를 구하였고  
숙소는 수녀원으로 정하여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12일(월) 김포공항으로 나가서 비행기를 탑승하는데
역시 저가 항공인지라 30분 이상 지연이 되더군요...

항공기 내부에는 지정석이 따로 없고 일정 구역 안에서 마음에 드는 좌석에 앉으면 되었습니다.
마치 지정석이 따로 없는 완행열차가 연상되었지만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약 40여분의 비행 끝에 제주공항에 안착하여 차를 가지고 수녀원으로 가는 길에
일부러 제주-애월간 해안도로를 택하여 바닷가 풍경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용암 바위들로 가득 찬 해변이 역시 다른 맛을 전해주는군요.

한참을 달려 수녀원에 도착했습니다만 전에 와본 곳 같지 않고 생소하기만 했습니다.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장수녀님을 비롯한 몇몇 수녀님들과 잠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니
벌써 저녁 식사 시간이 다 되어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첫 날 저녁을 지냈습니다.

이튿날(13일) 첫 목적지를 김영갑갤러리로 정하고 출발하였습니다.
김영갑 갤러리는 제주 올레 길 제3코스 중간에 있습니다.
넉넉한 시간이라면 올레길들 전체를 걸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여러 곳을 보기에는 역시 시간이 부족하여
제3코스의 일부분만을 걷기로 한 것입니다.

영갑은 제주의 평안한 수평 구도에 매혹되어 1985년 섬에 들어왔다가, 이후 제주도의 들과 구름,산과 바다,나무과 억새 등의 자연풍경을 소재로 한 수많은 사진 작품을 남긴 사진작가입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에 걸려 6년간 투병하는 동안에도 제주도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하였고 "영혼과 열정을 다 바쳤다"고 합니다(cf.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X22191).
전에 사진 사이트에서 그의 작고 소식을 듣고 사진들을 보았고, 누군가 사진집을 선물해주어
익히 알고 있던 터라
제주도를 사랑하여 제주도만을 사진에 담아 온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갤러리
"두모악"에 들러보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이나 책에서 아직 보지 못했던 사진 몇 점들은 내게 더 큰 감동을 전해주었으며
무엇엔가에 열정을 바쳐 산다는 것, 그리고 그 결실의 가치를 깊이 생각게 해주는 숙연한 관람을 하고
뒷편에 마련된 무인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걸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무인카페


욕심같아서는 제3코스 전부를 다 걸어보고 싶지만 시간도 없고
차량이 있는 갤러리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와야 해서 가까이 있는 독자봉과 통오름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오기로 했습니다.

구태여 그렇게 정한 것은 혹시나 그 오름들에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제주 여행 자체가 여러 곳을 둘러보려는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제주 특산의 야생화를 만나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큰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김영갑갤러리로부터 독자봉까지 가는 길은 그리 힘든 길은 아니었지만 바람이 정말 매서웠습니다.
제주도의 바람 생각을 못하고 두꺼운 옷을 준비하지 못하고 얇은 바람막이 옷만 걸치고 걷기에는 정말 추웠습니다 ㅠ.ㅠ
바람과 싸우며 독자봉에 올랐지만 야생화는 많지 않았습니다.
01

자주괴불주머니

01

할미꽃

01

딸기꽃

이밖에도 제비꽃들이 지천에 있었지만 귀차니즘 때문에 찍지 않았습니다.
시기적으로 일러서 그런지 야생화가 많지 않은데다가

독자봉 입구에 세워진 지도를 보고 멀리서 통오름을 바라보니 그냥 민둥산이기에
통오름에 가는 것은 포기하고 두모악으로 내려왔습니다.

독자봉에서 내려다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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