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골라먹는 신앙생활하지 맙시다

by 大建 2010. 8. 5.

연중 제18 주간 목요일(마테 16,13-23)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정체성을 물으시는 질문에 잘 대답하신 베드로에게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하실 뿐만 아니라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하시며 상까지 주신다. 아! 정말 감미롭다. 나도 이렇게 주님으로부터 행복하다는 말씀을 듣고, 상까지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러한 베드로에게 이어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시며 다시 호통을 치신다. 주님의 수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이다.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박해에 넘어가 목숨을 잃으시고 결국은 부활하실 것임을 예언하시는 것인데, 베드로는 이를 막고 나선 것이니 어찌 호통을 치시지 않으랴...


베드로는 편하고 좋은 것, 감미로움, 삶과는 관계없이 뜬 구름 잡는 듯한 그러한 것들만 취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즉 자기 입맛에 맛는 것만 골라 먹겠다고 하다가 호된 야단을 맞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가톨릭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신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강론 시간에 정치,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하면 득달같이 나서서 왜 강론시간에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대드는 신자들이 있다. 또 요즈음 한국 가톨릭주교회의에서 정부에서 하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기로 결정하여 그러한 것을 말할라 치면 이제는 교회 안에도 빨갱이 세력이 숨어들어서 교회가 이상하게 변했다고 떠들어 대는 신자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 또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는 말씀을 들어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들도 역시 신앙, 종교 안에서 달콤한 것, 편안한 것만 받아먹으려고 하는 편식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자기 귀에 거스리는 말을 강론 시간에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임을 모르면서 사제들에게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


사제가 때로 강론 때 정치적 발언을 한다면 그것은 정권에 어떤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제적 양심에 의해서 그리고 그리스도와 교회로부터 위임받아 예언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구약성서의 예언자들은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과 가짜 예언자들을 향해 얼마나 매서운 하느님의 말씀의 화살들을 날렸는가! 세례자 요한까지 이어지는 그러한 예언자들 중에는 박해를 받고 때로는 목숨까지 잃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오늘날, 특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침묵할 수 없어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과 가짜 예언자들을 향해 발하는 사제의 예언직 수행이 싫은 사람들에게 주님을 대신하여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지 어쩌겠는가!


더군다나 주교님들께서 일치된 목소리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곳을 향해서 "빨갱이 세력" 운운하며 정치 참여 반대를 외치는 신앙인들은 정말 교회를 떠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톨릭교회는 주교님들의 인도 아래 이 지상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그러한 주교님들의 가르침을 반대하며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교회를 분열시키는 사람들이며, 교회 안에 머물러 있을 자격도 이유도 없는 사람들이다.


주님께서는 당시에 존재 하는 악의 세력을 감지하시고 당신이 수난당하실 것을 예고하신다. 십자가를 지기 싫어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없고 신앙인으로 남아 있을 수 없다. 주님의 곁을 떠나는 수 밖에는...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시는 분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때로는 십자가를 주시기도 하는 분이다.

맛있고 달콤한 것만 골라 먹는 신앙 생활을 하지 말자.
주님으로부터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는 말씀을 듣지 않도록...!








'믿음 희망 사랑 > 강론,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니카의 기도  (6) 2010.08.27
막가파식 정치  (6) 2010.08.18
죽자고 대들면...  (6) 2010.08.03
편견을 버리자  (2) 2010.07.30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0) 201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