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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불행 선언

by 大建 2010. 10. 13.
연중 제28 주간 수요일(루까 11,42-46)

먼저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이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참된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치닫는 삶을 살아왔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하여라,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은 사람들". 
"불행하여라,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오늘의 복음 말씀은 불행선언이다. 

"참된 행복에 대한 선언"과 대비되는 불행선언인 것이다.

불행선언의 특징은 무엇인가?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따라 자기 인생관을 바꾸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며,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행복이 있다고 하시는 반면,
불행한 사람들은 하느님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을 사랑하며, 타인에게 해가 되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이다.

먼저, 아무리 십일조와 같은 외적인 규정들을 잘 지킨다고 하여도 의로운 행동과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자녀가 아니므로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계명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압축하셨다. 따라서 외적인 계명 준수를 비롯하여 모든 것이 이웃 사랑과 하느님 사랑 안에서 행해지지 않으면 우리는 불행한 자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두번째로 겸손하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다고 말씀하신다. 나를 남보다 낫다고, 높다고 여길 때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피해를 입히게 된다. 이 또한 사랑의 계명에 어긋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서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세번째로, 생명력을 지니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죄짓게(부정하게) 하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하신다. 회칠한 무덤은 겉으로는 번드르 하지만 그 안에는 시체,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성령 안에서 살지 못하고 율법에 매여 있는 사람("성령의 인도를 받으면 율법 아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1독서 갈라 5,18)은 겉은 번드르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생명이 없고 죽은 신앙을 살아가는 자이다. 이러한 이들은 자기의 겉모습에만 스스로 도취되어 다른 사람들을 유인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에게도 생명이 아닌 죽음을 전하는 자들이 되니 또한 불행한 자들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자들은 겸손하지도, 정직하지도 않기에 타인들에게만 짐을 지우고 정작 자신들은 자신의 신앙에도 충실하지 않게 되는 결과를 빚음으로써, 자신들이 믿는 하느님 대신에 스스로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니 이 또한 불행한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 당시의 바리사이들이 정통 종교인, 정통 유다인이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정통 신앙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우리  중에 오히려 이러한 불행선언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며 하느님 앞에서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인정하고, 겸손한 자세로서 이웃들 특히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불행을 피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삶의 자세를 바꾸어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고 하느님 중심적인 삶을 살 때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고",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 등 성령의 열매를 거두며, 성령을 따라 사는 삶(갈라 5,22-25)을 살 때 우리는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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