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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신중하고 진지하게

by 大建 2010. 9. 5.

연중 제23 주일(다해)   루까 14,25-33


요즈음 젊은이들은 "개념없다", "아무 생각없이 산다"는 말을 너무도 쉽게 한다.
그러나 정말 생각해보자.
인생이 그렇게 생각없이, 개념없이 막 살아도 되는 것인가를...
 
삶이 즐겁고 기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지만
현실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때로는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르기도 하고
때로는 삶의 상처가 우리 영혼과 마음을 후벼파고 들어 견디기 힘든 아픔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가 삶을 책임없이 막 살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깊이 생각하고 진지하게 성찰하며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우리의 소명(召命)인 것이다.

영원한 생명에의 소명을 완수하신 이는 우리에게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하고 이르신다.
다른 한편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도 하신다.
간단히 줄이면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지 않으면 당신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이 많이 범하는 오류는 여기에서 일어난다.
십자가를 지고 겟세마니에 오르는 길에 금은보화를 지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 세상에서 명예와 권력을 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모순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십자가도 지고 가면서, 적당히 재물도 한쪽 주머니에 챙겨넣으려고 한다.
사형도구인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 세상 사람들로부터는 우러름을 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때,
지혜롭게 성찰하며 살아가지 않을 때 범하게 되는 어리석음이다.

"너희 가운데 누가 망대를 지으려 한다면
그는 먼저 앉아서 그것을 완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 과연 그만한 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당신 제자가 되는 길은 생각없이 살아도 되는 길이 아니라는 말씀이시다.
끊임없이 정직하고도 진지한 숙고가 필요한 길이요,
그러한 성숙한 자세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씀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기에
다미아노의 십자가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모든 것을 버리고 살고자 하였다.
아니 아무 것도 지니고 갈 수가 없고, 지니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토록 극단적으로 가난을 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십자가 안에서 자유를 찾았다.,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장인정신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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