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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작은 몫

by 大建 2011. 8. 2.

8월 2일 뽀르치운꿀라(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 축성 축일

하느님의 사람 프란치스코는 리보토르토에서 수도생활을 할 수 없게 되자 뽀르치운꿀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몫으로 떨어진 땅이 예로부터 뽀르치운꿀라(Portiuncula, “작은 몫”)로 불리었으니, 이는 하느님의 예언적인 섭리라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는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작은 성당이 다 쓰러져 가고 있었는데, 프란치스꼬는 이 성당을 수리하였고 이곳을 형제들의 거처로 삼았다. 바로 이 성당에서 작은 형제회가 태동한 것이다. 견고한 기초인 양 그 위에서 형제들의 수가 늘어갔고 형제회의 고귀한 건물이 솟아올랐다.


성 프란치스코는 천국이 지상 어디에서나 건설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하느님의 은총이 어디에서나 믿는 이들에게 내린다고 믿고 있지만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성당에는 보다 풍부한 은총으로 가득 차 있고 거룩한 성령이 자주 내려온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형제들에게 이와 같은 말을 했다. ““내 아들들이여, 이 곳을 절대로 버리지 않도록 하십시오. 만을 여러분이 한쪽 문으로 밀려나거든 다른 쪽 문으로 다시 들어오십시오. 왜냐하면 여기는 정말로 거룩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 그분의 어머니께서 기거하시는 곳입니다. 우리 형제들이 몇 사람밖에 없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늘려주신 곳도 여기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지혜로 당신의 불쌍한 사람들의 영혼을 비추어 주신 곳도 여기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의 불꽃으로 우리의 소망을 불태워 주신 곳도 여기입니다. 마음을 다하여 여기에서 기도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자기가 바라는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은 더 무거운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내 아들들이여, 이 곳을 주님의 참된 집으로서 경건하고 경이로운 곳으로 생각하십시오. 특히 주님과 그분의 어머니께 애정을 드리는 곳으로 말입니다”.


모든 성지가 다 중요하겠지만 뽀르치운꿀라는 우리 프란치스칸들에게 더욱 특별한 성지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회개생활을 시작하시고서 손수 수리한 성당들 중 세 번째 성당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욱 더 깊이있게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고 평생을 바쳐 하느님께 봉헌할 생활양식을 발견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뽀르치운쿨라에서 사도 성 마티아 축일 미사에 참석하였는데, 거기서 루따 복음 10,1-9에 나오는 파견의 복음을 듣게 된다. 주님께서 하늘나라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도록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양과 같이 양순하고, 돈이나 자루없이 다니고, 평화의 인사를 전하며, 주는 음식을 먹고, 병든 이들을 고쳐주라는 내용이었다. 그 말씀을 듣고 프란치스꼬는 이렇게 외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 온 정성을 기울여 하고 싶어하던 것이다.”


아마도 이때가 회개생활을 시작한지 약 3년쯤 되던 해 일 것이다. 그 말씀을 듣고 회개생활의 공적인 표시로 입었던 회개자의 옷을 벗어버리고 띠로 매는 간단한 뚜니카(현재 프란치스칸 수도복의 시초)를 입고 맨발로 하느님의 나라를 전하면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도록 설교하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이
하느님께서는 프란치스꼬에게 “작은 몫”(뽀르지운꿀라)이 “큰 몫”이 되게 해주셨다. 겨자씨가 자라나서 큰 나무를 이루듯이 말이다. 우리의 보호자이신 천사들과 성모님을 통해서도 하느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지켜주신다.
우리가
자비하신 하느님의 섭리의 손길에 의탁하며 작은 것에 만족하며 욕심부리지 않고 겸손하게 살아갈 때 우리는 그분께 영광을 드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프란치스꼬 성인을 본받아 살기로 다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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