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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by 大建 2012. 5. 1.

부활 제4 주간 화요일(요한 10,22-30)


휴가 마지막 날 대관령에 있는 어느 목장에 다녀왔다. 

다음 날이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하는 성소주일 즉 부활 제4 주일이었기에 양들의 모습을 보며 묵상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전망대까지는 셔틀버스를 타게 되어 있어서, 전망대에 도달하여 천천히 풍광을 감상하며 아름다우신 창조주께 감사를 드리면서 걸어내려 오고 있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 좌우에는 여러가지 봄꽃들, 특히 주변에서 보기 힘든 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곳에 그동안 몇번 와 보았지만 이렇게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는 곳인 줄은 미처 몰랐었다.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셔터를 누르면서 거의 끝까지 내려온 곳에 어린 양들을 모아두는 우리가 있었다. 


주변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어린 양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풀을 집어들고 양들에게 주었지만 어린 양들은 경계를 하며 쉽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이것이 다 큰 양들과 어린 양들의 차잇점이었다. 다 큰 양들은 이미 관광객들에게 익숙해져 사람들이 내미는 풀을 잘 받아먹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 사람은 어린 양들이 풀을 받아먹지 않자 큰 소리로 "이리 와!" 하면서 양들을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그 사람이 소리를 낼수록 어린 양들은 더 멀리 떠나가는 것이었고, 그 사람은 속으로 민망해서 그랬는지 더 큰 소리로 양들을 부르지만 양들은 더 멀리 떠나가고 하여 주변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 인간이 미물이라고 하는 양들은 자기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주인을 따른다. 주인을 따라야지만 생명을 주는 음식, 맛있는 양식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우리 인간은 창조주, 구세주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결국은 주인이 아닌 세속의 마귀의 꾐에 빠져 차츰 멸망에 이르게 되는 어리석음을 드러낸다. 



어린 양들에게서 배우고, 하느님의 어린 양이신 그리스도에게서 배우자. 주님이신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분만을 따르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 또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고 푸르른 풀밭에서 풍성한 기쁨을 누리며 살게 될 것이다.

어린 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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