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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포도나무 - 새 이스라엘

by 大建 2012. 5. 9.

부활 제5 주간 수요일(요한 15,1-8)


열매(문화어: 여름)는 식물의 기관의 하나이다. 수정된 씨방이 발달해서 생긴 것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식물은 열매를 맺는다고 할 수 있다. 하물며 인간에 의해서 재배되는 과실수는 두 말 할 나위 없다.
그런데 왜 하필 포도나무일까?

팔레스티나는 대부분 구릉지대이고 아열대성 기후여서 일반 농작물보다 과실수의 재배가 적합하였다.
그 중에서도 포도와 올리브, 무화과는 팔레스티나의 3대 과실나무로 꼽힐 정도로 많이 재배하였다.
이 과실나무들의 작황은 1년 농사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다.
특히 포도나무는 포도뿐 아니라 포도주로도 중요하고(집회39,25-26) 그 관리도 중요했으므로,
포도밭을 새로 만든 사람은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특별 배려를 받기도 했다(신명20,6).
포도나무는 실제 소출뿐 아니라 선민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컸다(시편80,9 참조).

이렇게 이스라엘의 전통 안에서 포도나무는 그 민족을 상징하는 나무였기에 오늘 복음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하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결국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새 이스라엘, 새롭게 뽑힌 백성의 실체이심을 말씀하시는 것이고, 그 안에 머무르지 않고 또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새롭게 뽑힌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새 이스라엘"이 일반적으로 종말론적으로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생각할 때 오늘 복음의 말씀은 엄한 경고의 말씀인 것이다.

그러나 이 말씀이 단순히 경고가 아니라 또한 위로가 되는 것은, 우리가 열매를 맺을 때의 결과를 말씀하시는 긍정적인 측면 때문이다. “너희가 (세상에서)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즉 새로운 이스라엘은 하느님 아버지를 영광 중에 현양하기 위해 형성되었다는 말씀이다.
한편,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우리 그리스도인이 현세 사물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어지러운 현세 질서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외면한 채, 말과 혀로만 믿음을 노래하면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만 채워달라고 청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빌어, 그러니까 신앙의 이름으로, 오히려 하느님 아버지를 모욕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현세 생활에서 하느님께 봉헌해도 부끄럽지 않을 열매를 거두어야 한다.
현세 생활을 도외시한 채 신앙 생활을 한다면, 우리는 마치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리고 불에 던져져 태워버릴 수 밖에 없게 되는 쓸모없는 존재, 즉 하느님 나라의 영광에서 배제되고 소외되는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아멘!

                                                                                                                                  (26U)

                                                                                                                                                                                                

가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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