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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유통기한 지난 소금

by 大建 2012. 6. 12.

연중 제10 주간 화요일(마테 5,13-16)

1. 오늘 수도원에서 점심 식사 때에 식탁에 놓인 소금병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거기에 날자가 찍혀 있기에 무심코 "이거 유통기한 지났네!"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유통기한이 아니라 제조일자를 찍어놓은 것이다. 속으로 "소금이 유통기한이 있을 리 없지"하고 생각하는데 누군가가 "소금에 유통기한이 있나요?"하고 물어보는 것이다. 졸지에 무지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2. 미국의 신학자이며 사회학자인 토니 캄폴로 박사가 95세 이상 된 사람 50명에게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에 대하여 조사를 했다고 한다. 이 조사에 응한 사람 대부분이 다음과 같은 답을 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날마다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런 되새김 없이 무심코 흘려보낸 시간들, 그 시간들이 얼마나 아까운가를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지나온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을 반성하고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하는 삶은 하루하루를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로, “용기 있는 삶”을 살겠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눈앞의 이익을 좇아 양심을 버리고 불의와 타협했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세상을 살면서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어 외면하며 산 날들이 인생의 막바지에 와서 뼈아픈 상처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세 번째는, “죽은 후에도 무언가 남는 삶”을 살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목표를 세우고 꿈을 꾸며 힘들게 달려왔지만 그게 다 물거품처럼 없어지고 마는 허망한 것들 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진정 가치 있는 것들을 꿈꾸며 살겠다는 말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날마다 반성하는 삶", “용기있는 삶", “무언가 남는", 즉 “참된 가치를 추구”하며 살겠다는 이들의 대답에서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마치 "유통기한 지난 소금 처럼" 의미없는 삶을 살아왔음을 후회하는 것이다.

3.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하고 말씀하신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되어라”하고 말씀 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를 소금으로 선포하고 계신다. 즉, 소금이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임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진정 나는 정말 나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나를 희생해서, 즉 나를 녹여서 다른 이들에게 "살 맛" 나게 하고, 그리스도를 드러내며 세상의 소금으로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마치 "유통기한 지난 소금" 처럼 세상에 존재 의미를 전해주지 못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하겠다.

                                                                                                                                                       (26P)


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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