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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은경축 기념 여행 2

by 大建 201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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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에 도착하니 3회원인 아녜스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녜스 씨는 직장 관계로 보길도에서 지내는 분이시다. 장성 프란치스꼬의집 요양원에 여러 가지를 도와주는 은인으로 장성을 거쳐 온 나와 이 요셉 형제, 김 바오로 형제와 모두 안면이 있는 분이다.


이분이 미리 예약해 놓은 아담한 민박집, "사계절 민박"(이 집 역시 신자가 운영하는 집이었다)에 짐을 내려 놓고 우리는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왔다.


식사 후 민박 집 뜰에 있는 탁자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보길도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이튿날 아침 우리는 오붓하게 동기들 끼리의 미사를 마친 후


보길도 관광에 나섰다.

사실 보길도에는 예전에 우리 수도회의 "순회공동체"가 몇년 동안 자리 잡고 살았던 곳이라 나를 포함한 동기 형제들이 한번쯤은 다녀 간 곳이지만 이처럼 여유있게 보길도 전체를 둘러 볼 기회는 없었다.

먼저 우리는 정자리에 있는 흔히 "김양제 고택"으로 알려져 있는 고택을 찾았다.  이 집에 사시는 김 세실리아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이화여대를 나오신 인텔리이지만 이곳으로 시집을 와 이제는 이곳에서 홀로 지내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방문하자 기쁘게 맞아주시며 커피도 대접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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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가뭄으로 안 마당의 흙이 갈라져 있다.


고택을 나와 우리는 윤선도 유적지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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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원림(尹善道園林)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정원양식을 하고 있다. 윤선도(1589년 ~ 1671년)가 병자호란으로 인하여 제주로 향하던 중 이곳의 절경에 매료되어 머물게 되었으며, 〈어부사시사〉 등 주옥 같은 한시를 이곳에서 창작하였다.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있는 세연정은 정자의 중앙에 세연지, 동편에 호광루, 남쪽에 낙기, 서편에는 동화각과 칠암현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마지막으로 판석보는 일명 굴뚝다리라고도 하며, 반반한 자연석으로 내부가 비도록 세워 만든 것으로 한국식 정원의 독특한 유적이다. 이것은 세연지에 물을 저장하였다가 회수담으로 흘려 보내는 역할을 하였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우리는 예송해수욕장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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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송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설명이 되어 있으나 이 날 제주도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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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돌해변과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이 어우러진 예송해수욕장에는 비수기인지라 어르신들이 미역을 널어놓고 말리고 있엇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는 전복 양식장이 보인다.

예송해수욕장을 떠나서 우리는 송시열 글쓴바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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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글쓴바위는 보길도의 선백도마을 앞 바닷가의 암벽을 말한다. 이곳은 선조~숙종조의 대유학자인 우암이 왕세자 책봉문제로 관직이 삭탈되고 제주 유배길에 올라 경치가 좋은 이곳에서 잠시 쉬며 임금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을 시로 새기어 바위에 새겨놓은 것이다.

『청산(靑山)도 절로 절로 녹수(綠水)도 절로 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그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하리라 

늙고 병든 몸이 북향(北向)하여 우니노라
님 향하는 마음을 뉘 아니 두리마는
달밝고 밤 긴 적이면 나뿐인가 하노라』 

『임이 헤오시매 나는 전혀 믿었더니
날 사랑하던 정을 뉘 손에 옮기신고
처음에 뮈시던 것이면 이대도록 설우랴

팔십세 늙은 몸이 거치른 만리길을 가노라.
한마디 말이 어찌 큰 죄가 되어 세 번이나 쫓겨나니 신세만 궁하구나.
북녘하늘 해를 바라보며 끝없이 넓은 남쪽바다 믿고 가느니 바람뿐이네.
초구(임금이 하사한 옷)에는 옛은혜 서려 있어 감격하여 외로이 눈물 흘리네』


인생무상의 정한을 느끼며 우리는 그곳을 떠나 저녁 식사 초대를 받은 소피아 씨 댁으로 향하여 이 지역 특산물인 전복으로 차린 정식을 맛나게 먹었다.

이분은 미술을 전공하신 분으로 이곳에서 도예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 그 도예공방은 전복껍질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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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맛있게 한 후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보길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사실 2박 3일의 여행이 너무 아쉬웠기에 하루를 더 연장하기로 하고 다음 날 변산반도로 향하여 1박을 하고 각자의 공동체로 돌아가 일상 안에서의 은총을 다시금 누리고 있다.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함께 해주시며 은총으로 채워주시고 이번 여행에도 동반해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보길도에서의 여행에 큰 도움을 주신 아녜스씨, 민박집 루피나씨, 고택 세실리아 씨, 전복정식을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소피아 씨 등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이 시간까지 도반(道伴)으로서 함께 길을 걷고 앗는 동기 형제들과 수도회의 다른 형제들, 그리고 우리의 오늘이 있기까지 기도와 성원을 해주신 모든 형제 자매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아직 "끝나지 않은 이 길"을 끝까지 열심히 걸어갈 것임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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