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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원수를 사랑하지 않으면 네가지 없는 사람

by 大建 2015. 9. 10.

연중 제23 주간 목요일(루까 6,27-38)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두번씩이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하고 말씀하신다.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많은 신자들은 "그렇게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우리도 인간인지라..." 하며 말꼬리를 흐린다. 결국 대부분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대자대비하시다는 부처님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었던가?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신 동시에 참 인간이 아시니었다는 말인가? 수많은 성인들은...? 그리고 용서에 관한 예화 안에서 등장하는 원수를 실제로 용서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나는 인간이 아니므니다" 하는 갸루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인가?


주님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하고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가 진정한 인간이 되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하시지 않는가!

우리 인간은 본디 "하느님 닮은 모습(Imago Dei)"으로 창조되었다(창세 1,26-27). 본디 자비로운 존재로서 창조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죄로 말미암아 자비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니 다시 아버지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운 존재로 돌아가라 하는 말씀인 것이다.


우리가 만일 이웃을, 원수를 용서하지도 못하고 사랑하지도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닮은 아름다운 인간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죄인이기에 용서하지 않고 싶어하고, 사랑하지 않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우리에게는 네 가지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근본적으로 믿음이 없고,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긍지가 없고, 따라서 자비심이 없으며, 마음 안에서 울려나오는 하느님의 소리에 따르려고 하는 양심이 없는 것이다.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하려 하지 않는 사람은 그렇기에 하느님 앞에 네 가지(사가지 ?)가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토록 큰 용서와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려 하지 않으니 말이다.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의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그러한 긍지를 지니고, 원수조차도 사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되찾기로 하자!

                                                                                                                                           (58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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