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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 1

by 大建 2013. 2. 28.

지난 2/15부터 2/26까지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우리 목동본당과 정림동 본당에서 하고 있는 겨자씨 성경공부 4년 수료 기념여행이었고, 나에게 영적 동반을 부탁하였기에 마침 터키 그리스는 가보지 못했던지라 기꺼이 수락하였다.

사실 이 여행은 지난 해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되어 이번에 다녀온 것이었다.


2월 5일 대절한 버스가 본당 앞에 대기한 상태에서 성당에 모인 순례자들에게 나는 순례 출발 전의 축복 기도를 해주었다.

그리고 모두 기쁜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순례단은 순례자 28명과 성서공부 지도수녀님, 그리고 나까지 모두 30명이며 인천공항에서 라파엘 여행사의 유 요한 형제가 T.C.(Travel conductor)로 합류하여 31명이 될 것이다.


예정대로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우리는 유 요한 형제와 반갑게 인사하고 탑승 수속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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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풍경


우리가 타고 갈 터키항공 에어버스 330이다.


비행기는 정확히 23:55 에 이륙하여 12시간 동안 터키 이스탄불을 향하여 날아간다.

항공기 여행에 항상 어려움을 겪는 나는 이번에도 12시간 동안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1-2 시간 정도 눈 좀 붙이고 이리 저리 뒤척이다가 결국 이스탄불에 도착한다.


 터키

터키 공화국(터키어: Türkiye Cumhuriyeti 튀르키예 줌후리예티), 줄여서 터키는 서남아시아의 아나톨리아와 유럽 남동부 발칸 반도의 동부 트라크야에 걸친 나라이다. 수도는 앙카라이다. 터키는 여덟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북서쪽으로는 불가리아, 서쪽으로는 그리스, 북동쪽으로는 조지아(그루지야), 동쪽으로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월경지인 나히체반), 이란, 남동쪽으로는 이라크와 시리아가 있으며, 북쪽에는 흑해가 있다. 아나톨리아와 동트라키아 사이로는 마르마라 해와 다르다넬스 해협, 보스포루스 해협이 있는데, 이 바다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로 인식되어 터키는 두 대륙에 걸친 나라이므로 지정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요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인종상 터키인이 국민 대다수를 이루며, 그 다음으로는 쿠르드인이 있다. 터키의 주요 종교는 이슬람이며, 공용어는 터키어이다.

터키는 오스만 제국의 후계 국가이다. 이 나라는 민주주의, 세속주의를 받아들인 입헌 공화국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고 1923년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지도로 현대의 정치 체제가 확립되었다. 터키는 유럽 이사회, 북대서양 조약기구, OECD, WEOG, G20와 같은 국제 기구에 가입하여 서방 세계와 점차 통합하고 있다. 터키는 1963년에 유럽 경제 공동체(EEC)에 준회원국이었으며 1995년에는 관세 동맹 협정을 맺었고, 2005년에는 유럽 연합의 정회원국 가입 협상을 시작하였다. 터키는 또 이슬람 회의 기구(OIC)와 경제 협력 기구(ECO)에 가입하여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위시한 동양과도 문화, 정치, 경제, 산업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 위키백과 에서.



순례단의 막내인 초등학교 5학년인  남 요한이 좌석 밑으로 휴대폰 떨어뜨려 승무원이 고생 끝에 빼내는 해프닝이 있었다. 우리는 곧 바로 Kayseri(카이사리아)로 가는 항공기로 갈아타고 2시간 정도를 다시 날아갔다.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에서도 두 차례 식사가 나왔는데 카이사르 행 비행기에서도 조식이 나왔다. 모두 잘들 먹는다...^^


카이사리아 공항에서 현지 가이드 윤 이냐시오 형제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현지인 동반 가이드 Alfere도 합류하여 우리는 버스 기사까지 포함하여 34명의 식구로 불어난다.


공항에서 우리를 태운 버스는 바로 카파도키아로 향한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순례자의 기도와 성무일도 아침기도를 바치며 순례 여정을 하느님과 함께 시작하였다. 하지만 한 사람의 짐이 도착하지 않아 불편한 마음을 안고 여정을 시작한다.

카파도키아로 향하면서 우리는 만년설이 덮인 에르지에스산을 바라보게 된다. 해발 약 4000m가 넘는 높은 산이다.

우리는 제일 먼저 동굴 성당으로 향하여 그곳에서 순례 여정에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또 동굴에 숨어서 신앙생활을 하여야 했던 신앙 선조들과 수도자들에게 감사드리며 첫 날 미사를 감격 속에 봉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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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성당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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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는 바오로 사도와 큰 관련은 없고, 오히려 베드로 사도와 관련이 있는 곳이지만(오순절에 베드로가 설교할 때 그곳에 카파도키아 사람들이 있었으며(사도 2,9),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서간에서 그곳의 신자들에게 인사한다(1베드 1,1)), 박해를 피해 믿음을 증거한 신앙선조들이 살았던 곳이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남동쪽으로 280km 떨어진 뜨겁고 광활한 고원지대이며, 오랜 지각변동과 풍화작용으로 생겨난 원추형 기암괴석들이 참으로 장관을 이룬다.

미사를 마친 후 우리는 파샤바흐(버섯바위들)라고 불리는 곳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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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기묘한 모습들이다. 버섯바위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고 했는데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낙타 모양으로 생긴 바위가 있다는 낙타계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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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계곡을 떠나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하였다. 이날 메뉴는 항아리 케밥이었다. 흔히 한국에서 케밥이라고 하면 고기를 꼬치에 끼워 돌려 불에 구워서 조금씩 잘라내어 얇은 빵에 싸 먹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실제로 터키에서 케밥이라고 하는 것은 고기나 생선을 익힌(굽거니 삶는 등) 모든 음식의 통칭이 케밥이었다.

카파도키아에 가면 "항아리케밥을 먹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이 예로부터 흙으로 구운 도자기가 유명해 도자기에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를 넣고 찐것 같은 음식이 항아리케밥이다.

식당의 멋진 조명


맛안게 터키에서의 첫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괴레메 야외 박물관으로 향하였다. 지금은 박물관이라고 하지만 원래 초세기의 은수자들이 살던 곳으로 괴레메는 "보이지 않는 (수도원)"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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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구멍들은 비둘기집이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수도자들이 비둘기를 식용으로 사육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광야의 은수 생활에 대해 많이 들어왔지만 이런 곳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고 지금까지 나는 은수생활에 대해 어떤 환상을 지녔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우치히사르(비둘기 계곡)이다.

괴레메에서 남서쪽으로 3km 떨어져 있는 우치히사르 마을에 우뚝 솟아 있는 성채로 카파도키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 성채라기보다는 바위산이라는 말이 더 정확한데 박해를 피해 그리스도인들이 숨어살던 곳으로 예전에는 성채와 마을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도 있었다고 한다. 성채를 돌아가며 파 놓은 구멍은 비둘기를 키우던 둥지였는데 비둘기의 배설물을 모아 포도밭의 비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우치히사르는 카파도키아 일대를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정상에 올라서면 360°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주변 계곡은 물론 괴레메, 아바노스, 위르귑 마을과 멀리 에르지예스 설산도 보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석양에 물드는 계곡은 황홀할 정도라 기왕이면 해질 무렵 방문하는게 좋다. 우치히사르에서 괴레메 마을까지의 길은 기암괴석의 장관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스타워즈"라는 영화의 일부를 찍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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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는 Derinkuyu라는 지하도시였다. 사실 이날 여정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할 수 있다.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들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걸작들이라면, 데린쿠유에 있는 지하도시는 인간의 신앙이 만들어낸 장엄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카파도키아에는 10여개의 지하도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데린쿠유다. 몇년 전에 9k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지하도시가 발견되었는데 데린쿠유와 이 도시는 지하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데린쿠유는 부드러운 화산 응회암을 깍아서 지하 18-20층까지 40m 깊이의 땅굴을 파서 만든 문자 그대로 지하도시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개미집 형태의 미로처럼 연결된 굴들이 땅 속으로 층층이 파고들어 소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는 8층까지만 방문객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1층엔 마굿간과 포도를 짜서 숙성되도록 놔두었던 방이 있고,


이 방들을 지나면, 성당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나온다. 


2층으로 가는 통로의 양쪽으로 방들이 일렬로 정렬되어 있다. 부엌, 창고와 우물들, 신학교, 세례당,


거주하던 방들이 층층에 있는데, 통로들이 미로처럼 되어 있어 반드시 안내인을 따라가야만 한다.

3층에서 5층으로 직접 이어지는 긴 통로는 비상시에 커다란 둥근 맷돌로 막을 수 있도록 건설되었다. 


이 지하도시에는 환기를 위한 굴뚝이 52개가 있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고, 약 1만 명이 거주할 수 있었다니 대규모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이 외부의 박해를 피해, 신앙의 자유를 얻고자, 이 햇빛이 스며들지 않는 지하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이 곳 지하굴에는 어떠한 벽화도 그려져 있지 않아 지하도시의 정확한 건축시기를 추측할 수는 없다.

박해를 피해 신앙 생활을 하기 위해 어둡고 침침한 지하 동굴에서의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신앙 선조들의 충성스러운 믿음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도, 이곳에서는 반드시 허리를 굽히고 다니지 않으면 않될 것 같다.

신앙 선조들께 우리에게도 굳은 믿음을 전구해주기를 청하고 지하도시를 떠난다.

근처의 버려진 정교회 성당.


데린쿠유를 마지막으로 이날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숙소가 있는 콘야(이코니온)으로 떠났다.

콘야는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에서 약 250km, 카파도키아에서 226km 떨어져 있다. 콘야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메블라나 파의 발상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며 따라서 이슬람 색채가 강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갈탄 냄새가 매우 강하게 나는 곳이다.
 
사도 바오로는 제1차 전도여행 때(45-49년경)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 이어 이코니온에서 유대인과 이방인들에게 전도했다. 이곳에도 바오로 사도 기념 성당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만 숙박을 하기 위하여 이 도시에 머물고 가게 되어 아쉽다. 우리가 묵을 곳은 Bera Hotel 이었다.

공항에서부터 Wifi를 사용할 수 없었는데, 호텔에 들어오니 가능하다. 내일 강론 준비와 순례 여정을 간단히 점검하고, 샤워를 한 후 몸을 누여 강행군으로 지친 몸에게 안식을 허락한다.


다음 글 :  [여행] -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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