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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by 大建 2013. 5. 25.

연중 제7 주간 토요일(마르 10,13-16)


요즈음 아이들은 무척이나 영악하다고 한다. 또 초등학생 때 벌써 사춘기를 겪는다고들 한다.

그런데 과연 "누가 이 어린아이들을 어른들처럼 '약삭빠른' 존재가 되게 하였고, 누가 이 어린이들을 그토록 조숙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 어른들 중 십중팔구는 대개 "이 시대" 탓을 한다.



그러나, 어른들이여, 보다 솔직해지자! 우리가 "이 시대" 탓을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부정직한 자세는 아닐까? 이 시대에 속해 살아가고 있는 내가 그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왜 인정하지 못하는가!



오늘날의 어른들은 자기 자식들이 나가서 누구에게 맞고 들어오기라도 하면 더 야단을 치면서 "다음부터는 지지 말고 이기고 돌아와라!"하고 다그친다.  얻어맞은 것도 서러운데 엄마에게 또 야단을 맞았으니, 아이들 가슴에는 한이 맺히고, 다음부터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면 이기려 하게 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흉기를 사용하는 경향도 늘어난다고 하지 않는가! 지는 것은 무조건 수치스러운 일, 치욕이니까...

이러한 부모와 아이 앞에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테 5,39) 하시는 주님의 말씀이 무색해 질 수 밖에 없다. 

또, 아이들을 공부에로 몰아대는 것은 어떠한가? "즐겁게 노는" 것이 전문인 아이들이 노는 것을 잊고, 놀 시간이 없을 정도로 학원을 보내며, 얼굴 볼 때 마다 "숙제해라", "공부해라" 다그치며 성적지상주의 일변도로 몰아가니. 아이들은 급기야 성적표를 조작해서라도 부모에 마음에 들고자 한다. 역시 원죄는 부모에게 있다!

이러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잘 자라서 "착한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훈계하기를 그친 것은 이미 오래 전에고, "부자되어야 한다, 잘 살아야 한다" 만을 주입시키면서, 부자되기 위해서 연예인이 되는 것을 부추키기도 한다. 그래서 "기도 한 번 해 봐라" 하기 보다는 "노래 한번, 춤 한번"을 강요하면서 영적으로 성숙해지기를 바라기 보다는 자신의 끼를 살리도록 한다. 이처럼 일찍 연예계에 눈을 뜨고 방송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성적(性的)으로 조숙하게 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개의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이러하니 이 나라, 이 시대의 전체 부모들의 모습은 명약관화하다.

자, 그러니 오늘 복음에서 처럼 주님께서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시는 말씀은 그저 공염불처럼 허무하게 우리 귓전을 맴돌 뿐이다.

이 시대의 부모들이여!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 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루가 17,2)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곱씹으며, 이제 함께 주님 앞에 고백하자. 솔직하고 단순한 어린이들의 마음과 정신을 흐려놓아 그들이 영악한 존재로 살아가게 한 큰 죄를!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아이들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어마어마한 죄를!

주님께서 부디 이 시대를 굽어보시기를...

                                                                                                                                                (37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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