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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by 大建 2014. 4. 5.

사순 제4주간 토요일(요한 7,40-53)

오늘 복음에서 군중들은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41)하고,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52) 하고 단정하여 말한다.
그런데 그들의 바로 이러한 자세가 그들의 신앙에 문제가 있음을 말하여 주는 것이다. 그들의 신앙 대상이 어떤 존재인지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인 것이다.

메시아나 예언자나 모두 하느님의 사람을 뜻하는 것이고 하느님에 의해서 파견되는 이를 뜻하는 것이라면, 메시아든지, 예언자든지 갈릴레아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 또한 없지 않은가!  바꾸어 말하면, 메시아나 예언자가 갈릴레아에서 나와서는 아니된다는 말씀이 성경 어느 곳에도 없고, 또 하느님이 진정 전능하신 분, 불가능한 것이 없으신 분이라면, 엿장수 마음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메시아는 어디 출신이 되든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군중들, 특히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말씀"이 아닌 성서라는 책의 죽은 글귀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예수님의 출신지를 시빗거리로 삼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예수님을 잡으러 갔던 성전경비병들은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그냥 돌아와서는 "저희는 이제까지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하였다. 성전 경비병들의 솔직한 영혼들에 진리의 말씀이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죽은 글자, 율법에 사로잡혀 있는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은 막상 진리이신 하느님, 하느님이신 진리에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지만, 진리의 말씀을 접한 성전경비병들은 자유롭게 하느님이 보내주신 메시아에게로 한 걸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씀(요한 8,32)이 하찮은 성전 경비병들에게서 실현되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또 다시 하느님의 지혜는, 수석사제들, 바리사이인들이나 율법학자들과 같이 안다고 하는 자들, 그리고 자기들이 아는 것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전 경비병들과 같이 단순한 이들에 의해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또한 우리가 아는 것에 사로 잡혀서 다가오시는 주님을 못 알아뵙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진리의 하느님은 언제나 나의 지식, 나의 능력을 뛰어넘는 분이시기에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나에게 다가오실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바로 우리 이웃에 사는 사람, 내가 보잘 것 없어 하는 주변의 사람, 내가 불목하고 있는 형제를 통해서도 그것이 가능함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하느님 자신이신 진리에 의해 자유로워진 영혼, 진리의 말씀에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영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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