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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깨어 있음

by 大建 2014. 8. 28.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연중 제21 주간 목요일, 마테 24,42-51)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첫 마디는 "깨어 있어라"다.

"깨어 있음"은 동서양의 모든 종교에서 특히 기도, 묵상, 관상과 관련하여 즉 참된 수행 생활을 위하여 자주 언명되는 주제이다.


"깨어 있음"은 과연 무엇일까? 깨어 있음을 이야기할 때 흔히 현실에 깨어 있으라는 것으로 이해를 한다. 그러나 사실 "깨어 있음"은 단순히 현실을 바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서,  자기 마음, 자기 감정, 자기 자신에 깨어 있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무슨 일을 당할 때에 그 당시에는 정신이 없고, 마음이 혼란스럽고 하기 때문에 일을 잘못 처리하거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 그 당시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그 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사건이 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당시 일을 처리한 것의 왜 그렇게 미숙했는지 등등 훨씬 다르게, 그리고 훨씬 많고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 더러는 나 자신이 아닌 이웃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나를 도와주었기에 그 일을 잘 처리했음을 보게 된다. 그 이웃은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이 왜 일어날까? 그것은 우리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나 자신의 마음에 집착하거나, 흥분하거나, 혼란에 빠져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 주관에 빠져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면 항상 일 처리에 부족함, 오류가 생기기 마련이지 않겠는가!

바로 이러한 이유로 자기 생각, 자기 감정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오히려 자기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집착을 거두려 하고, 화가 났다면 마음을 추스려 사물을 올바로 바라보려 하는 식으로 자신을 살피고, 때로 자기 자신이 상황에 직면할 처지가 아니라면 솔직히 인정하고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청하거나, 마음이 누그러진 다음에 곰곰히 살펴 일을 처리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자세인 것이다.

이것이 나 자신에 대해서나 나 자신의 외부의 현실에 대해서나 깨어 있는 자세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인 것이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못된 종은 자기의 처지, 그리고 주인이 맡겨준 일에 대해 깨어 있지 못하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했기에 주인에 의해 "처단되어 위선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된 것이다.

세상 일에 대해 깨어 있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에 대해 깨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내 마음과 정신을 들여다 보는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도록 하자.

                                                                                                                                                                    (4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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