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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회칠한 무덤

by 大建 2014. 8. 27.

성녀 모니카 기념일(연중 제21 주간 수요일, 마테 23,27-32)

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님께서는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하시면서 그들을 매섭게 질책하신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살아가는 행복을 누려야 할 그들이 위선으로 가득찬 삶을 살기에 "회칠한 무덤"과 같다는 독설을 퍼부으시며 불행을 선언하고 계신다.

이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율법과 전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에는 율법에 따라 백성들이 지키야 할 명절이 있었다. 이 명절에는 남자면 누구나 예루살렘에로 순례하여 제사를 드려야 했다. 
당시의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이 없기 때문에 가족이 죽으면 공터인 길가에 매장을 했다.  그런데 율법에 의하면 시체나 무덤이 몸에 닿으면 부정한 몸이 된다(민수 19,16). 그렇게 되면 부정을 탄 사람은 제사에 참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에서 먼 곳에 사는 사는 사람이 어렵사리 예루살렘을 향하여 순례하게 되었는데 부주의해서 혹은 다른 사람들에 떠밀려서 무덤에 닿게 되면 그는 부정한 사람이 되어서 제사에 참례하지 못하고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막기 위해서 절기가 되면 미리 무덤에 회를 칠해서 구별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회칠한 무덤의 겉은 아름답지만 그 속에 더러운 시체, 뼈들이 들어 있는 것과 같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위선자들이라는 말씀이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회칠한 무덤과 같이 겉은 깨끗하고 번지르 하고 의인인 척, 깨끗한 척 하였지만 오히려 그들의 속은 벌레가 들끊고 썩고 있는 시체가 있는 무덤과 같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보실때, 겉 모습보다는 속 모습을 꿰뚫어 보신다. "겉 모습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올바로 판단하여라"(요한 7,24).
겉으로 회칠해서 포장된 무덤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무덤 속을 보시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겉으로만 거룩한 척, 외적으로만 깨끗한 척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예수님 당시의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이 정통 종교인, 정통 유다인이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정통 신앙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스스로 열심하다고 생각하는 신앙인들 중에 오히려 이러한 불행선언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며 하느님 앞에서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인정하고, 겸손한 자세로서 이웃들 특히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불행을 피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삶의 자세를 바꾸어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고 하느님 중심적인 삶을 살 때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고",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 등 성령의 열매를 거두며, 성령을 따라 사는 삶(갈라 5,22-25)을 살 때, 당시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처럼 불행을 입게 되는 것이 아니라,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45B9S1Ic)

 

산바퀴: 바퀴벌레는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지극히 비위생적인 세균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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