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

by 大建 2014. 12. 27.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요한 20,2-8)


오늘은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이다. 그는 흔히 "예수님의 사랑을 받던 제자"로 알려져 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 다락방에서 마지막 만찬을 할 때,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였다."(요한 13,23) 


오늘 복음에서 들었듯이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님의 무덤을 달려간다. 요한이 먼저 무덤에 다다랐지만 그는 스승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의 으뜸으로 선택하시어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게 된, 즉 교회의 수위권을 누리는 베드로에게 주님의 부활 현장을 가장 먼저 체험할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양보하였다. 


한편 그는 주님의 수난 현장에서 모든 제자들이 다 도망친 상황에서도 성모님과 함께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 유일하게 있었던 제자가 되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는 제자들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요한 19,26) 


이렇게 그는 말로만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항상 예수님의 뜻을 먼저 따랐던 제자였으며 그리고 동시에 스승과 함께 하려고 하던 사람이었다.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가 된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인 것이다.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1요한 2,4-5)  


따라서 우리 또한 이런 사도 요한을 본받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주님께 대한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주님을 입으로만, 생각으로만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라면, 그분을 삶과 행동으로 사랑해야 한다. 그것이 참 제자의 길인 것이다. 


그런데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스승이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그분과 비슷하게 그분 모습으로"(창세 1,26) 창조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는 말씀은 바로 이러한 사랑으로 말미암은 육화(강생)의 깊은 신비를 드러내는 말씀이고, 이러한 신비를 깨달은 사람은 자기 이웃(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도 요한은 육화하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바로 이러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일찌기 깨닫고 깊이 묵상하여 우리에게 "사랑의 복음"이라고 일컬어지는 복음서와 서간문들을 남겨준 그리스도의 "사랑받는 제자"였다.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요한 4,20). 하고 사도께서 강조하고 있는 바와 같이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8).  그것이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길이요, 따라서 그분의 참된 제자가 되는 길인 것이다.


                                                                                                                                                 (47O)












'믿음 희망 사랑 > 강론,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려움을 넘어서야  (0) 2015.01.07
측은지심  (2) 2015.01.06
성탄은 하느님의 죽음을 기념하는 것  (0) 2014.12.26
이름 값을 하자  (2) 2014.12.23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2) 201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