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by 大建 2015. 5. 14.

성 마티아 사도 축일(사도 1,15-17.20-26; 요한 15,9-17)


오늘은 배반자 유다를 대신해서 사도단의 일원이 된 마티아 사도를 기리는 날이다.

그가 사도로 뽑히게 된 경위가 제1 독서에 잘 나와 있다. 사도들은 우선 "유스투스라는 별명을 지닌 요셉과 마티아 두 사람을" 후보로 세웠는데, 그 후보의 조건은 단 한 가지, 즉 ,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날까지 자기들과 동행한 이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조건은 사실상 자기들, 즉 기존의 사도들이 기준이 아니라 "주님을 온전히 알고, 주님께서도 아시는 그런 사람"이어야 함을 말하고, 따라서 주님이 기준이 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사도들은 새 사도를 자신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따른다는 표시로 "제비뽑기"를 하였다! 이로써, 마티아는 사도가 되었다. 아니, 주님께서 마티아를 새로운 사도로 뽑아 세우셨다.


사실 마티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도들도 모두 그분께서 뽑으시지 않았던가.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비단 사도들뿐만이 아니다. 당신의 제자,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가 될 사람들을 몸소 뽑으신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우리가 가서 열매를 맺어 우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이러한 사실을 대개는 잊고 살고, 잊지 않았더라도 모른 체 하고 산다는 데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뽑아주신 주님을 섬기기 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우려 하고, 그래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보다는 나 자신을 사랑하며, 이기심과 탐욕으로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나 자신을 더럽히고,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다른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의 정치꾼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등의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을 뽑아 준 이들, 즉  국민, 시민, 도민들을 무시하고(그래서 당연히 그들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진정한 통치자이신 하느님을 무시하고) 제 뱃속 채우는데에만 급급하고 그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지 않은가!


이 세상에서 내가 나를 뽑아세울 수 없기에 주님께서 나를 뽑아 세우시는 것이고, 특히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나를 뽑아 세우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나를 뽑아주신 하느님과 이웃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되이 봉사하는(섬기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내 가정에서, 내 직장에서, 교회 안에서 하느님께서 나를 뽑아 세우셨음을 기억하고 참으로 길이 남을 열매, 사랑의 열매를 맺기로 하자.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하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말씀해 주시지 않았는가!  참으로 나를 비우는 자세, 희생의 자세가 없이는 올바른 열매를 맺을 수 없음을 강조하신 것이다. 


매일의 삶 속에서 이웃들 앞에서 나를 낮추고 비움으로써 참된 사랑을 실천하고,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가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고, 우리 기쁨이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


뱀발: 대통령,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등도 제비뽑기를 하면 어떨까?

                                                                                                                            (5H0IG)















'믿음 희망 사랑 > 강론,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언  (0) 2015.05.20
예수님의 이름으로  (0) 2015.05.16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0) 2015.05.09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0) 2015.05.05
자유 - 배반 - 죽음  (0) 201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