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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길잃은 목자?

by 大建 2016. 8. 9.

연중 제19 주간 화요일(마테 18,1-5.10.12-14)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를 말씀하신다.

그런데 사실 양 아흔 아홉 마리의 가치는 한 마리의 가치보다 훨씬 많다. 잃어버린 양이 더 특별한 양도 아니고, 더 비싼 양도 아니라면 이 목자가 한 마리의 양을 찾기 위해서 아흔 아홉 마리를 내벼려 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 한 마리의 길잃은 양의 마음을 생각하며, 갈길 몰라 해메며 애타게 울고 있는 양을 떠올리며 안타까워 하는 심정으로 그 양을 찾아다닌다. 그 마음은 단순히 이해타산적인 생각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 양을 찾게 되면,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공산화된 베트남에서 13년간 감옥생활을 한 구엔 반 투안 추기경의 피정강론 중에 이 비유에 대해 말한 대목이다.

예수님의 매력의 포인트는 첫째, 예수님이 계산 머리가 없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경영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예수님이 계산머리가 없는 것은 오늘 복음의 잃어버린 양의 비유에서 알 수 있다. 보통은 양 백 마리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그 중에 한 두 마리는 병으로나 맹수들에 의해 잃어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나머지 98마리만 잘 건사해도 대성공인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기어이 찾아 나서고 찾으면 어깨에 울러매고 돌아와 동네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베푼다고 한다. 아마도 잔치 비용이 더 들 것이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하늘나라에서는 그렇게 기뻐한다는 것이다. 이런 밑지는 장사를 하는 예수님은 도대체 계산머리가 없는 분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나 자신이 그 잃어버린 양에 해당되니 잃어버린 양을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찾으려고 애쓰시는 예수님이 얼마나 고맙고 매력적인가? 이런 예수님에 매료되어 13년간의 혹독한 감옥생활 기간에도 조금도 신앙에 분심 없이 버틸 수 있었다.”

 

하느님의 마음은 우리의 이해타산적인 자세로는 헤아릴 수 없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진정 길잃고 헤매고 있는 양의 입장이라면 결코 목자가 나를 버려두고 아흔아홉 마리 양만을 데리고 가버리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길잃고 헤매고 있는 것이 바로 어리석은 나임을 인정할 때만 우리는 그분의 마음을 올바로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죄인이라 할지라도 잃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자비로운 하느님의 마음에 감사드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여기 저기 나를 찾아 헤매는 착한 목자이신 하느님께로 돌아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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