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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사도들을 위한 사도"

by 大建 2016. 7. 22.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요한 20,1-2.11-18)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3일 교령을 통해 7월 22일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을 축일로 격상시켰다. 이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에 있어 성녀의 역할을 더 높이 재평가한 것이다. 


예수님을 통해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가는" 치유를 받은 마리아 막달레나는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 등 여인들과 함께 예수님 전교 활동에 함께 했다(루까 8,2-3). 갈릴래아 부인들과 함께 예수의 임종과 장례를 지켜보았고(마르 15,40-47),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 무덤이 빈 것을 처음 확인했다(마르 16,1-8). 또 부활한 예수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다(요한 20,1-18).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 ‘라뿌니’, ‘스승님’이라고 불렀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예수는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라고 했다. 그녀는 이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가서 알렸다.


서방교회에서는 그레고리오 1세 교황 이후 마리아 막달레나를 루까복음 7장 36-50절의 "향유로 예수님의 발을 씻겨드린 죄 많은 여자"와, 그리고 라자로와 마르타의 누이 마리아와 동일시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은 중병을 알았다는 것일 뿐 방탕한 생황를 했다는 것과는 다른 뜻 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어쨌거나 분명한 사실은 막달레나는 치유를 받은 이후 온전히 제자로서의 삶을 살았고, 결국 주님의 부활을 가장 먼저 목격하는 영광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여성의 존엄」을 통해 마리아 막달레나의 역할과 여성의 영성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령은 현대 교회 안에서 여성의 존엄과 새로운 복음화와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신비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사실, 마리아 막달레나를 비롯한 여성들은 그리스도교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 바로 부활 사건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와 토마스 아퀴나스 등 많은 신학자들은 특별히 마리아 막달레나를 "사도들을 위한 사도"라고까지 불렀다. “이는 사도들이 장차 온 세상에 선포할 것을 사도들에게 선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의 역사 안에서 여성들도 남성 못지않게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까지 예수께 충실했다. 그러나 초대교회의 여성들 중에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신약 성경에 언급된 몇몇 여성들만 중시될 뿐, 다른 여성들은 망각 속에 묻혀버렸고, 중세의 남성 중심 사회와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는 점점 그 가치를 잃어 갔다.


이제 마리아 막달레나의 축일을 지내게 된 것은 "거룩한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 개인에 대한 재평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또한 교회 안에서의 여성의 지위 향상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디 이 교회 안에서 역사하고 계시는 성령께서 교회를 보다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심으로써 교회 안에서 여성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중요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황님을 비롯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열어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도록 하자. 

                                                                                                                                     (6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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