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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깨어 있는 자세로 책임있게 살아가기

by 大建 2017. 10. 24.

연중 제29 주간 화요일 (루까 12,35-38)


나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하기에 조는 일이 거의 없지만, 혹시 몸이 피곤하거나 하여 운전 중에 졸리는 일이 있으면 꼭 근처에 차를 세우고 쉬었다 가고는 한다.

졸다가 사고가 나면 나의 생명을 해치는 일이기도 하지만 혹시 다른 차량과 접촉 사고라도 나면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해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운전을 하지 않고 조수석에 앉으면 십중팔구는 꼭 존다는 사실이다. 졸음이라는 것도 전염된다고 하던데 운전하는 사람 옆에서 졸면 그에게 참 미안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졸지 않으려고 기를 써보지만 어느 새엔가 또 졸고 있는 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렇게 운전하는 사람 옆에서 조는 것은 왜일까?  스스로 생각해보니 운전하는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사실 초보 운전자나 초보는 아니라 할지라도 운전이 서툰 사람 곁에서는 졸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람의 운전 실력과 나의 생명을 위해서 안전 운전을 할 것이라는 신뢰감이 들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긴장을 풀게 되고 그래서 졸음에 빠져 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운전할 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은 마음자세로 책임감 있는 운전을 하려고 하기에 졸 수가 없고 깨어 있으려 기를 쓰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깨어 있는 종이 되라고 하시는 것은 바로 이렇게 우리가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는 자세로 살아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깨어 있지 못한 종은 자기의 본분인 종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것인데 그것은 다름 아닌 주인을 섬기는 일이기에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주인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것이기에 종은 주인이 올 때까지 깨어기다리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주님께서는 이렇게 당신 마음에 드는 종이 되기를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행복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신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깨어 있는 종들은 주인이 보아주기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지만, 주님과 함게 한다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채우며 살아가기에 그 자체로도 행복한 것이다.


우리 모두, 주님을 위하여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위하여 깨어 있는 자세로 책임있게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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