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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진정 용기 있는 자만이 구원받을 수 있다

by 大建 2015. 5. 28.

연중 제8주간 목요일(마르 10,46-52)




오늘의 복음 이야기는 제자들과 군중의 몰이해, 무지와

거지 맹인의 용기있는 신앙 고백이 맞물려 있다.
예수의 제자들은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그분을 따라 다녔지만 그분이 참 메시아이심을,
그분이 걸어야 했던 수난의 길을 이해하지 못했다.
제자들은 높은 자리나 구걸하는 치사하기 짝이 없는 진짜 거지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야말로 진짜 맹인들이었다.

한편 군중들은 어떠했는가? 

당시 유다인들이 고대하던 메시아는 위풍당당히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자신들을 통치하고 있던 원수 로마인들을 통쾌하게 제거할
현세적이고 군사적인 지도자였다.
그러므로 이런 분이 나아가시는 길에 거지 맹인이 길을 가로막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맹인 나부랭이 때문에 예수의 장도(壯途)가 지체되어서는 안된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맹인 바르티매오가 예수께 다가서는 것을 제지하였다.

그러나 바르티매오는 제자들이나 군중들보다도 더 신앙의 사람이었다.
예수를 뵌 적도 없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예수가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즉 눈을 뜨게 해달라고 외친다.
군중들이 제지하지만 그는 더 필사적으로 외친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영영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이다.

한편 예수께서는 그의 간청을 들으신 후에 "그를 불러오너라"고 하신다.
그제야 군중들은 자신들의 위대하신 메시아께서 자비롭게 거지 맹인을 불러주시는 것에
괜히 으쓱해서 "용기를 내서 일어서라. 그분이 너를 부르신다"하고 일러준다.
그러자 바르티매오는 겉옷을 벗어버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다가간다.
그의 겉옷은 비록 누더기이기는 하지만 그의 전재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볼 수 있다는 기쁨에,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의 빛, 생명의 빛"이신 분을 볼 수 있다는 기쁨에 자신의 전 재산을 내 던져버리고 일어선다.

예수께서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직접 눈을 고쳐주시는 것이 아니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시면서 생명을 주신다.
그러자 바르티메오는 곧 눈을 뜨고 겸손히 예수의 길을 따라 나선다.

이렇게 오늘의 복음 이야기는 눈을 뜨고도 "세상의 빛"을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 "청맹과니들",
건강한 육체를 지니고도 "참 생명"이 없이 살아가는 우리 "산 시체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이다.
또한 오늘의 복음은 이기심과 무지로 가득 싸인 제자들보다는,
보잘 것 없기는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 즉 모든 재산과 체면을 버리고
주님께 매달리고 그분을 따라 나서는 바르티매오의 모습을 본받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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