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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너희는 무슨 권한으로

by 大建 2015. 5. 30.

연중 제8 주간 토요일(마르 11,27-33)


법원에서 뽑는 경력 판사 지원자들을 국정원이 비밀리에 접촉을 해서 사실상 면접을 벌여 온 사실이 며칠 전 드러났다. 더욱이 면접에서 세월호 사건과 노사관계 같은 민감한 사회현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기도 했다고 한다. 법조계는 삼권분립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상 검증을 하려 한 것 아니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http://media.daum.net/politics/all/newsview?newsid=20150526211209659http://news.jtbc.joins.com/html/259/NB10903259.html).


그런데, 오늘 그 동안 행정입법권이라는 명목으로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국회법 개정으로 막으려 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는 오히려 "삼권분립"을 운운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여당의 원내대표 조차도 “정부가 만드는 시행령이 국회가 만드는 법률을 당연히 따라야 되는데, 그동안 법률의 취지나 내용 벗어나거나 배치되는 시행령 왕왕 있어서 그런 경우 법률 취지에 맞게 시정 요구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50529010016735).


행정부의 "권한"에 대한 아전인수가 이쯤 되면 도를 지나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원래 권력, 권위, 힘에 대해서는 기득권자가 모든 권력

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니,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없는 현재의 독재적 정권에게는 어쩌면 오히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권력의 맛, 권위의 힘을 아는 자는 그래서 점점 더 그것을 추구하게 되고 더욱 더 독재화가 되는 것이고, 권위 안에서 일신상의 안주만을 추구하는 미성숙한 인간들은 민주주의 보다는 독재를 선호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이 나라가 현재와 같이 망가지고 있지 않은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와 바리사이들은 권위 논쟁을 벌인다. 유다교의 지도자들은 예수께서 성전을 정화하는 권한을 누구에게서 받았느냐고 따진다. 당시의 기득권 세력인 자신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으니 결국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권한을 만물의 주재자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받으셨음을 분명히 하신다. 백성의 지도자들이 저희끼리 하는 말에 이미 예수가 바라는 답이 들어 있다! 직접적으로 하느님에게서 받았든 천심을 전한다고 하는 민심에 의한 것이든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에게서 받은 권한으로 그분의 뜻을 전하고 있었던 것이고, 당신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예수의 질문의 의도인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예수는 유대 지도자들이 금과옥조처럼 중시하는 법적, 행정적 권한의 허상을 폭로하시고, "하느님에게서 나오지 않는 권위란 있을 수 없고, 현재의 권위들도 하느님께서 세우신 것"(로마 13,1)임을 분명히 하시는 것이다.


고금을 통하여 세속의 모든 권력자들이 새겨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하느님께서 권력, 권위를 주셨다면, 그것을 허락하신 분의 뜻에 맞게 사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권위의 정당성은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며, 자유와 책임 의식에 뿌리박은 도덕적 힘으로 공동선을 위하여 행사될 때 인정받을 수 있다"(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p. 223).  


우리 역시 삶의 기준을 온 누리의 임금이신 하느님께 두고 살아가지 않을 때, 결국에는 각자가 권력의 추종자(走狗)가 되고 종국에는 실락원(失樂園)하여 독재의 종살이를 할 수 밖에 없게 됨을 망각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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