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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사이4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연중 제14 주간 화요일(마테 9,32-38)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늘 하던대로" 예수님이 하시는 일에 시비를 건다. "마귀 들려 말못하는 사람 하나"를 고쳐주시자 그들은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였다. 이상한 것은 예수님의 반응이다. 바리사이들의 시비에 항상 날카롭게 대꾸하시고 그들을 매섭게 질책하시지만 오늘은 답이 없으시다.그리고는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는 다음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복음사가 마테오는 예수님의 대답을 생략하고 거기에 다음의 이야기를 끼워넣음으로써 "바리사이들"과 "일꾼들"을 대비시키고 있는 듯하다. 먼저 바리사이들이란 주.. 2017. 7. 11.
회칠한 무덤 성녀 모니카 기념일(연중 제21 주간 수요일, 마테 23,27-32) 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님께서는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하시면서 그들을 매섭게 질책하신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살아가는 행복을 누려야 할 그들이 위선으로 가득찬 삶을 살기에 "회칠한 무덤"과 같다는 독설을 퍼부으시며 불행을 선언하고 계신다. 이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율법과 전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에는 율법에 따라 백성들이 지키야 할 명절이 있었다. 이 명절에는 남자면 누구나 예루살렘에로 순례하여 제사를 드려야 했다. 당시의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이 없기 때문에 가족이 죽으면 공터인 길가에 매장을 했다. 그런데 율법에 의하면 시체나 무덤이 몸에 닿으면 부정한 몸이 된다(민수.. 2014. 8. 27.
불행 선언 연중 제28 주간 수요일(루까 11,42-46) 먼저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이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참된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치닫는 삶을 살아왔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하여라,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은 사람들". "불행하여라,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오늘의 복음 말씀은 불행선언이다. "참된 행복에 대한 선언"과 대비되는 불행선언인 것이다. 불행선언의 특징은 무엇인가?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따라 자기 인생관을 바꾸고,.. 2010. 10. 13.
예수님을 비웃었다 연중 제31 주간 토요일(루까 16,9-15)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을 예수께서 하시자,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고 한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비웃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닐 수 있다. 바리사이들과 당시의 유다인들은 자신들이 물려받은 전승과 지혜에 따라 재물은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즉 부자들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부유한 것이고 가난한 이들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재물이 진정 하느님의 축복이라면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축복을 나 혼자 움켜쥐고, 또 더 많이 차지하려고 할 때 그것이 과연 축복이 될 수 있을까? 축복으로 주어진 재물 자체를 절대화하게 되면 그들 안에.. 2009.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