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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새 하늘 새 땅

마지막 잎새

by 大建 2008. 12. 5.

01

비록 담쟁이 잎은 아니지만 저 마지막 잎새는 O. 헨리의 단편소설을 상기시킨다.

가난한 화가 지망생인 존시는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있으며
이웃집 담쟁이덩굴의 잎이 모두 떨어지면 자기의 생명도 다한다고 생각한다.
비바람이 휘몰아친 다음날 틀림없이 나목(裸木)으로 있어야 할 담쟁이덩굴에
마지막 잎새가 하나 그대로 붙어있는 것을 보고 다시 삶의 의욕을 갖게 된다.
기운을 차린 존시에게 친구 수우는,
그 마지막 잎새는 불우한 이웃의 늙은 화가가 밤을 새워 담벼락에 그려 넣은
진짜 이 세상의 마지막 잎새임을 일러주는 내용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죽어가고 있는 존시?
나는 바로 이웃집의 늙은 화가 베어맨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존시는 부질없이 떨어져가는 낙엽을 보며 거기에 희망을 두었지만
베어맨은 존시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각주:1]  버틸 수 있도록
담벼락에 담쟁이 잎을 그려놓고 결국 자신은 죽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존시처럼 부질없는 것에 희망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다가 그 희망이 진정 부질없는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 그들은 삶의 의지를 상실하고 만다.

그러나 베어맨은 희망이 없는 곳에서도 희망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아니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베어맨의 이러한 고귀한 희생이 널리 진작되어야 한다.
이웃에게, 세상에 희망을 전해주기 위한 희생!

이러한 고귀한 희생-사랑이 있기에 세상에는 희망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예수의 희생의 의미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희망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구원될 수 있음을 전해주는 것이 그분의 십자가-부활 사건인 것이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4)

인생이라는 고해의 어떠한 역경 중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세상에 희망을 전해주도록 하자.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1. 로마 4,18. 원문은 "희망을 거슬러 희망하다"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