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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대림절을 시작하며

by 大建 2012. 12. 2.

다해 대림 제1 주일(루까 21,25-28. 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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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은 성탄절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기간이 아니라,

그 성탄절의 주인공,
즉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기간이다.

그런데 이 그리스도의 오심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유다인들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가 이 땅에 오시기를 수천년 동안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듯이 메시아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벌써 이 천년 전에 탄생하셨는데 또 다른 그리스도를 기다린다는 것인가?
아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우리 마음속에서 그리스도가 다시 태어나실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그런 뜻이다.

사실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가 이 땅에 새로운 그리스도로 태어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 대림절인 것이다.


또한 대림절은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기간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당신이 다시 오실 것임을 여러 번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로 그리스도의 이러한 재림(再臨), 즉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 주님이 다시 오실지는 오늘 복음에서 그분께서 말씀하시듯이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주님은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에서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생활을 주님이 원하시는 바에 맞도록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주님이 말씀하신 행복의 원칙과, 주님이 제시하신 인생관과 가치관을 가짐으로써
진정 주님의 복음이 문자 그대로 "기쁜 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생활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께서 명하신 일을 행하겠다는 마음은 가지면서도,
항상 세속적인 일이라든가 감각적인 쾌락 등에 얽매여
그분께서 주신 고귀한 "달란트"를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주님을 기다리는 모습은 어떨까?
우리가 무절제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때, 주님께서 갑자기 다시 오신다면
기절초풍을 하실 것이다.
하느님의 자녀, 그리스도 당신의 제자라고 일컫는 우리들이
마치 춤바람난 아내처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 참된 그분의 제자는 준비하는 자세로,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에스파냐에서는 사순절과 대림절을 Tiempo fuerte, 즉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때라고 한다.
그러나 억지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그리고 지금도 베풀어주시고 있는 은혜를 생각하고,
그분이 다시 오실 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그 영광을 희망한다면
복음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것은 그렇게 힘든 일만은 아닐 것이다.


대림절과 더불어 이제 우리는 한해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세상이 종말을 고한다고 할지라도,
또는 주님이 내일 당장 재림한다고 할지라도
다시 오시는 주님, 희망과 영광의 주님을 진정한 환희 속에 맞이할 수 있도록
이 대림절을 알차게 지내보자.

그리고 묵시록의 저자처럼 우리도 마음속으로 "오소서, 주 예수여!"(22,21)를 되뇌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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