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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by 大建 2009. 6. 2.

연중 제9 주간 화요일(마르코 12,13-17)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은 예수님께 말로 올무를 씌우려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보냈다. 그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요즈음 보수골통들의 가증스러운 행태가 새삼 떠오른다.
일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마치도 자신들이 생전에 노대통령을 존경한 듯한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으며
또는 검찰의 잘못을 호되게 꾸짓는 듯한 모습을 모여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탄핵을 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은 자들이 아니던가!
살아 "있을 때 잘 하지..."


위선자들이 아무리 선한 척 해도, 하느님은 그 위선을 궤뚫고 계시며,
국민들 또한 이제는 그런 위선에 속아넘어갈 만큼  어리석지 않다! 진정 어리석은 것은 그들이 아니겠는가.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그들은 예수님께 매우 감탄하였다"고 한다. 결국은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도 예수님의 지혜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날의 바리사이파 같은 정치 모리배들 중에도 하느님께서 드러내시는 정의에 감탄하고 있을 인간이 더러 있을까?


언젠가 권력 추종에 있어서 제2인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살았던 김*필이라는 사람이 독재 정권 하에서 가톨릭 교회의 거듭되는 사회 정의에 관한 문제 제기에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는 예수의 말씀을 "감히" 인용을 하면서 교회를 비판한 적이 있었다.
오늘날 가톨릭 신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적당히 타협을 하고 살아가는 식의 신자들이다. "적당히"라고 하지만 지극히 편파적이다. 권력자들과 그를 추종하는 강아지들이 종교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해 먹는 데에 대해서는 질끈 눈과 입을 닫아버리니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단 한 마디 말씀으로 황제의 권위도 존중해주시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으신다.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는 말씀을 통해 하느님의 우위성, 하느님의 우선권에 대한 강조도 놓치지 않으시는 것이다.


세상 그 어느 것이 하느님의 것이 아닌 것이 있겠는가! 황제의 것, 대통령의 것이라 해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시고 맡겨주시지 않았다면 한 순간도 더 부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이 모든 것의 소유주인 양, 국민을 조롱하고, 가난한 자, 힘없는 자를 내리누르며 독재를 하거나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패당적인 행태를 하느님께서 언제까지나 모른 척 하시고, 국민이 언제까지나 인내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지...


권력을 비롯한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며 따라서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는 다만 그분의 뜻을 받들어 그분께서 허락하시는 한에서 그 선물들을 사용할 권한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돌려드리자!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더라" 하시며 창조하신 만물을 우리도 그분의 뜻에 따라 "좋게(선하게)" 사용하기로 하자!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