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밥과 반찬

by 大建 2011. 5. 10.
부활 제3 주간 화요일(요한 6,30-35)


"밥 먹었니?" 이 질문에 대해 "밥만 먹었니?"로 알아듣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밥과 반찬을 함께 먹기 때문이다. 우리는 밥만 먹지도 않으며 혹은 반찬만 먹지도 않는다. 고기가 주식인 서양식에서도 고기와 더불어 다른 것들을 먹는다. 이것이 꼭 우리의 밥, 반찬의 개념과 같지는 않을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톨릭 신자들 중에는 밥만 먹거나 혹은 반찬만 먹거나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여기서 당신이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단지 성체성사만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전인격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오는 모든 영양분을 고루 받아들여 (영적으로) 건강하게 살게 되리라는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이다.

"빵"이라는 표현에 집착하여 영성체하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즉 미사 참례만 열심히 하면 신앙 생활이 다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신자가 얼마나 많은지...
미사 조차도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이루어 진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영성체만 열심히 하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생활하기에는 소홀히 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미사와 같은 전례, 즉 공동의 예배(기도)에는 열심히 참석하면서, 개인 기도에는 소홀히 하는 사람은 없을까?
또 기도 생활은 열심히 한다고 하면서 생활 속에서 주님의 말씀,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일에는 소홀히 하지 않는가?

이러한 태도들은 모두 식사를 한다고 하면서 밥만 먹거나 혹은 반대로 반찬만 먹는 어리석은 자세인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그분께서는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당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즉 우리가 당신의 말씀, 행적 등 전인격을 받아들이고 내것으로 소화하여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가도록 초대하시는 것이다.

밥만 먹거나, 반찬만 먹는 신자는 생명을 얻기는 커녕 영양 실조에 걸려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17R)



'믿음 희망 사랑 > 강론,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4) 2011.05.27
생명의 하느님  (0) 2011.05.11
집착의 어리석음  (8) 2011.04.26
너희는 신이다  (4) 2011.04.15
사랑의 실천  (0) 201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