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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by 大建 2011. 5. 27.

부활 제5 주간 금요일(요한 15,12-17)

"나는 그 사람을 뽑지 않았습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란다. 심지어는 분명히 그에게 표를 던졌을 만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드러내놓고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2007년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63%였다. 현재의 대통령은 48.7%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그러니까 전체 국민의 약 30%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그런데 현재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한다. 임기말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및 정부가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모습에 적지 않은 이들이 회의를 느끼고 있고, 심지어는 딴나라당 내에서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고 한다.

전체 국민의 30% 정도의 지지밖에 받지 못하고 탄생한 정권이라면 뽑아준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더욱 겸손히 국정을 수행해야 하지만 안하무인, 고집불통의 자세를 버리지 않다 보니 지지율이 최하위 수준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가 기정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선출의 경우이든지 투표의 경우이든지, 뽑힌 자가 뽑아세운 사람의 의중을 무시하게 될 때, 그 자리에서 망신을 당하고 쫓겨나거나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된다는 것은 우리 일상과 역사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오늘 제1 독서에서 "사도들과 원로들은 온 교회와 더불어, 자기들 가운데에서 사람들을 '뽑아'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함께 안티오키아에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뽑히운  바르사빠스라고 하는 유다와 실라스가 사도들과 원로들의 뜻을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자기들 멋대로 가르쳤다면 오늘날까지 교회는 건전한 가르침 안에서 발전되어 오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주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뽑아주셨다. 내가 그분의 제자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뽑혔다면, 우리를 뽑아주신 분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분의 뜻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열매를 맺는 삶을 살도록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하고 계명을 주신다.


내 멋대로 살지 말고 나를 뽑아주신 분의 뜻에 따라 살자. 그분의 계명인 사랑을 우리 일상생활 안에서 실천하며 썩지 않는 열매를 맺도록 하자.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 특별히 필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기도"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의 뜻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자기 의지대로 행하고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는다. 또 편가르기를 하게 된다. 내 뜻과 다르면 공격하고 밀어내는 것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볼 줄 알고 함께 가는 것이다. 이것이 옳바른 사랑이다. 나의 뜻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하느님 사랑이요, 나보다는 이웃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이웃 사랑인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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