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숨어계시는 하느님

by 大建 2012. 2. 22.
재의 수요일(마테 6,1-6. 16-18)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자선, 기도, 단식을 할 때에는 남 모르게 숨어서 하라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오늘 한 가지 드러내고 싶다. 오늘부터 담배를 끊었다! 금연과, 금주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에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밝히는 것이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사순절만큼은 악습 중의 악습에 속하는 흡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란다.

그나저나 자선, 기도, 단식을 할 때에는 왜 남 모르게 숨어서 하라고 말씀하셨을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과, "숨어계시는 하느님(Deus Absconditus)"(18)과 관계를 맺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아니 계시는 곳 없이 계시는 분이시지만, 불완전한 우리 눈에는 "아니 계시는 듯", "숨어 계시는 듯" 여겨지는 분이시다.
이렇듯 숨어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려면 우리도 세상으로부터 숨고 나 자신으로부터 숨어야만 한다. 하느님 이외의 모든 것으로부터 마음을 멀리 해야 그분과 하나될 수가 있는 것이고, 그럴 때에야 우리는 숨어계시는 하느님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드러내려는 마음, 자랑하는 마음으로 "회당과 거리에서" 자선, 기도, 단식을 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의로운 일들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소외시키는 것이고 하느님은 다시 우리로부터 숨으시게 되니 관계가 불가능하게 된다.

다시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세상 일에 쫒기며 바쁘게만 살아왔던, 그래서 하느님과 깊고 내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삶이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숨어계시는 하느님"을 좇아 우리도 숨어 지내면서 그분께서 주시는 내적 행복을 충만히 누리도록 하자.

사순절 동안 우리가 그렇게 하느님 안에서 조용히 숨어지내는 삶을 살 때 우리는 세상의 모든 곳에 없는 듯이 존재하는 그러한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믿음 희망 사랑 > 강론,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맛바람  (2) 2012.03.07
완벽주의자가 되어라...?  (2) 2012.03.03
"보다 작은 자"로서  (4) 2012.02.21
에파타  (0) 2012.02.10
"나비 효과"로서의 하느님 나라  (4) 201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