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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치맛바람

by 大建 2012. 3. 7.
사순 제2 주간 수요일(마테  20,17-28)
 

 

요즘은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면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어머니의 치맛바람이 불었는데, 요즘은 정보력이라고 한다. 입시 설명회에 구름같이 몰리는 사람들의 거의가 엄마들이다.

 
자기 아들들을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게 해 달라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의 부탁이 그때의 치맛바람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자기 아들들이 예수님을 위해서 고난을 받는 것보다는 예수님 덕분에 영광을 누릴 것을 바랐다. 그것도 다른 제자들보다 훨씬 나은 자리에 오르기를 바랐다.  
 
바로 이러한 심정이 대다수 부모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주님이 원하시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녀보다 먼저 주님을 생각해야 한다. 자녀가 받을 영광보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자녀가 받을 고난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교육 문제가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학원이나 과외 때문에 가정에서 자녀로서의 책임이 면제되고, 학원 가는 일이나 시험이 있다면 주일 미사 참례도 얼마든지 무시되기도 한다.  
 
대학입시를 위해서 신앙생활을 아예 중단하는 예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사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늘날 자녀들의 교육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유치원 이전부터 벌써 정보를 찾고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자녀교육은 이제 우상숭배의 수준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나 각종 불법과외, 부정입학, 고3병, 자살 등 잘못된 교육열에 대한 부작용들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자녀들의 성적이나 좋은 학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따지고 보면 부모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겉으로는 자녀의 장래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현재 부모의 욕심이나 허영을 만족시키기 위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양육하도록 맡기신 것임을 분명히 기억하고 그리스도인다운 부모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성적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인생을 길게 보고 세상 속의 훌륭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녀들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야고보 형제의 어머니의 청에 주님께서는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영광을 받을지는 온전히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달려 있을 뿐이니, 너희는 "내 잔을 마시기나 하면 된다"는 말씀이다. 
 
부모의 노력으로 자식에게 모든 영광이 돌아가게 할 수 있다는 망상, 착각에서 벗어나자. 자녀들이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고유한 인격체임을 생각하고, 더우기 하느님께서 우리의 앞날을 안배하신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제는 치맛바람을 거두어야 한다.
                                                                                                                                      (278G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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