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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성전에서 흘러내리는 물

by 大建 2012. 3. 20.
사순 제4 주간 화요일(요한 5,1-16; 에제 47,1-9. 12)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는 모두 "물"이 주제다. 
제1 독서에서 바빌론 유배 중에 예언자는 새 예루살렘과 그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대한 환시를 이야기한다. 이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여기서 물은 명백히 생명의 표징이다. 우물가에서 그리스도게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해주신 말씀을 통해서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생명의 물"이시며 그 물이 흘러나오는 원천이시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신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한 7,33). 

우리가 성령 안에서 받은 세례를 상기하며 그분을 진정으로 믿을 때 "샘솟는 물"로 말미암아 갈증없이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은총의 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성령의 세례로 교회 안에서 새로 태어났다(再生). 우리가 지금 지내고 있는 사순절은 이 재생, 새로운 생명 안에서의 탄생을 기억하는 시기, "옛 나"의 죽음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나"의 탄생을 상기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엄청난 은총을 상기하는 시기요, 그래서 더욱 새로운 은총 안에 살아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오늘 복음에서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이 생명의 물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다시 태어나게(再生) 된다.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그분, 생명을 주시는 분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7절의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라는 병자의 말을 묵상할 필요가 있다. 38년 동안이나 고통받는 사람이 있었는데 주변에 아무도 그를 도와주는 이, 관심을 갖는 이가 없었다? 사실 이 말은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 각자가 하느님께 드리는 궁극의 말일 것이다. "아무도 저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아니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하고 그에게 물으신" 것은 당신이 최종의 희망이심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일 것이다.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궁극적인 생명을 줄 수가 없고, 우리의 고통을 궁극적으로 해결해 줄 수 없다. 오직 그분만이, 세상에 대해 숨어다니시며 "몰래 자리를 뜨신" 그분, 생명의 샘이신 그분만이 우리 안에서의 모든 갈증을 해소시켜 주실 수 있음을 믿고, 그분께 달려들기로 하자.            
                                                                                                                                                                        (2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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