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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재물을 섬기는 마귀들이여, 하느님의 길에서 떠나라!

by 大建 2012. 7. 4.

연중 제13 주간 수요일(마테 8,23-34)

1. 복음의 모든 말씀들이 그렇지만 특히 오늘 복음은 여러가지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2. 먼저 마귀들린 사람 둘이 예수의 길을 막아선다. 그분의 지리적인 출발점과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분께서 가시는 길은 하느님 아버지를 향하여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분의 앞길에 "마귀들린 사람" 둘이, 보다 정확히는 마귀가 가로막고 나선다. 예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나아가는 길은 또한 인간을 해방하는 길이기도 하다. 마귀들린 사람들을 마귀로 부터 해방시키는 것은 그분이 길을 가면서 행하시는 사명(mission)이다. 여기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3. 마귀들은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저희를 괴롭히시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하고 외친다. 이미 그들은 예수의 신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고, 한편 그렇기에  "하느님의 때"를 늦추고자 한다. "때가 되기도 전에 오셨다"는 말은 저희들이 정한 때를 일컫는 것이다. "하느님의 때"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로지 아버지만 아신다"(마테 24,36). 마귀들은 하느님과 그분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뜻대로 호도하려고 한다.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하느님에 대해 아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면서 하느님의 뜻을 가리려 할 때, 우리는 "마귀들린" 자가 되는 것이고, 마귀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4. 예수께서는 이러한 마귀들의 외침에 대꾸를 하지 않으시면서도 그들의 원을 들어주신다. 그것이 마귀들린 불쌍한 인간을 해방시키는 길이요, 그 지방 사람들이 마귀들로 말미암아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사는 것을 해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저희를 쫓아내시려거든 저 돼지 떼 속으로나 들여보내 주십시오”하는 청을 들어주신다. 성경에서 돼지는 불결한 짐승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근동지방에서는 지금도 돼지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마귀는 돼지의 표상과 어울리는 존재이다. 不淨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길을 떠나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물속에 빠져 죽게 " 하셨다. 마귀들이 다시금 어둠속에 들어가게끔 하신 것이다.

5. 이것을 본 그 고을 주민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돼지떼는 그들의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웃이 마귀로부터 해방되어 다시 사람다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사실에는 무관심하다. 오직 예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심으로 인해 더 큰 재산상의 손실을 입을까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고, 그분에게 떠나가달라고 말한다. 오늘 복음 이야기의 진정한 반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누가 마귀인가? 재물, 돈을 숭배하기에 마귀들조차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부르는 그분을 떠나가달라고 하는 그들이 바로 진정한 마귀인 것이다!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1티모 6,9-10).

6. 이 일이 일어난, "가다라인들의 지방"이라고도 불리는 게라사는 갈릴래아 호수와 요르단강 유역에 B.C.332년 알렉산더 대왕이 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그리스 언어,문화,제도를 도입한 그리이스식 10개 도시(데카폴리스) 중에서도 가장 번성한 지방이었다. 결국 오늘의 이야기는 재물을 맘몬으로 섬기는 인간들을 마귀에 비유하며 그들이 결국은 어두움에 묻히게 될 것이고, 결코 "하느님의 길"을 가로막지 못할 것임을 엄하게 경고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재물을 섬기는 마귀들이여, 하느님의 길에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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