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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by 大建 2012. 8. 9.

연중 제18 주간 목요일(마테 16,13-23)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정체성을 물으시는 질문에 잘 대답하신 베드로에게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하실 뿐만 아니라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하시며 상까지 주신다. 아! 정말 감미롭다. 나도 이렇게 주님으로부터 행복하다는 말씀을 듣고, 상까지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러한 베드로에게 이어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시며 다시 호통을 치신다. 주님의 수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이다.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박해에 넘어가 목숨을 잃으시고 결국은 부활하실 것임을 예언하시는 것인데, 베드로는 이를 막고 나선 것이니 어찌 호통을 치시지 않으랴...

베드로는 편하고 좋은 것, 감미로움, 삶과는 관계없이 뜬 구름 잡는 듯한 그러한 것들만 취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즉 자기 입맛에 맛는 것만 골라 먹겠다고 하다가 호된 야단을 맞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가톨릭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신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어제 강정에서 미사 중에 성체가 경찰 권력에 의해서 무자비하게 짓밟혀 모독되는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신자라는 사람이 "그런 곳에서 미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댓글을 올렸다가 많은 신앙인들에게 질타를 당하였다. 성체가 그것도 미사 중에 유린을 당하였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인데 그런 짓을 저지른 사탄의 하수인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 쓰지도 않고 더 나아가 모독을 당한 성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 대한 어떠한 아픔도 없이 자기 정치 성향에 따라 거기서 미사를 집전한 사제만 나무라고 있으니 과연 이러한 사람이 자모이신 성교회의 일원이요, 일치의 성사를 받아모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람들 또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는 말씀을 들어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들도 역시 신앙, 종교 안에서 달콤한 것, 편안한 것만 받아먹으려고 하는 편식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신앙과 삶이 별개의 것이고 그래서 우리 삶에 있어서 어떤 악세사리와 같은 것 , 즉 마음에 들면 붙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떼어버려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 즉 임마누엘이시요, 그러한 하느님이 안계시면 내 생애 또한 이어질 수 없으며 무의미함을 고백하는 것이 신앙인 것이다. 따라서 나의 삶의 전 영역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또 행하려는 자세가 없으면 나는 편식하는 신앙인, 아니 신앙을 악세사리로 여기는 그러한 사람임이 틀림없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불릴 자격도 없고 실제로 제자로 살아갈 수 있는 자격도 없는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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