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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다이어트

by 大建 2012. 10. 31.

연중 제30 주간 수요일(루까 13,22-30)

 

지난 재의 수요일(2.22)부터 담배를 끊었으니 이제 8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살이 점점 찌는 것이 드러나니, 아니 보다 정확히는 뱃살이 점점 늘어나니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요즈음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아가씨들은 목숨을 걸고 살빼려는 노력을 한다고 하는데 나도 그렇게 해야 하려나 보다.

 

더군다나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은 나와 같이 살찐 사람들에게는 자못 위협적인 말씀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면 당연히 살을 빼야 한다!

 

이 말씀은 보다 정확히는 영혼에 "불의"로 얼룩진 군더더기 살이 붙어 있으면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이다. 실제로 그분께서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시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짐짓 "나는 가끔 죄를 짓기는 했어도 그렇게 불의를 일삼지는 않았으니까..." 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으려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의를 일삼는다는 것은 불의한 일을 계속한다는 뜻보다는 보다 넓게 불의가 아닌 정의, 의로운 일, 주님께서 의롭다고 여기시는 일에 적어도 무관심하게 살아왔음을 뜻하는 말씀이 아니겠는가!  "의로운 일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1요한 3,10).

 

이제 우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어떤 경쟁을 해야 하는지, 그 경쟁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결코 돈을 많이 벌고, 출세를 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기준은 로마군 백인대장이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루까 23,47)하고 고백뱄던 그리스도를 본받아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요, 마리아의 남편 요셉(마테 1,19), 아리마테아 사람 요셉(루까 23,50), 무법한 자들의 방탕한 생활로 고통을 겪던 롯(2베드 2,7) 등과 같이 의로운 사람으로서 사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은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낙오자처럼, 바보처럼 손가락질을 당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의연히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이다. 즉 고난의 길이 바로 좁은 문으로 나아가는 길인 것이다.

 

"이는 하느님의 의로운 심판의 징표로, 여러분이 하느님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2테쌀 1,5)

 

오늘부터 당장 "의로움의 다이어트"를 시작하도록 하자!

                                                                                                                                                                                                            (28S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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