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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겉과 속이 달라서야

by 大建 2012. 10. 16.

연중 제28 주간 화요일(루까 11,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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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보았다.
화장실을 다녀 온 성인의 60%가 손을 씻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성인들은 아이들에게는 화장실에 다녀 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가르친다.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가 없는 것이다.


손을 씻는 것은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의 위생을 위한 것이다.
자주 손을 씻어 건강한 사람은 마음도 깨끗이 하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아이들에게나 타인에게나 모범이 된다.


나의 몸과 마음, 몸과 영혼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분리될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인격을 이루는 요소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하느님께서 창조해주신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는 어리석어서,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한다.
수도 생활 안에서도 외적으로 규칙과 형식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들일수록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좁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또 반대로 영적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 중에는 외적인 형식은 전혀 무시하고 살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옳은 것이 아니다.
"겉"이라는 말, 개념은 "속"이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모두 겉과 속을 함께 닦도록 하자.
우리가 완전한 존재가 될 수는 없다할지라도, 노력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성녀 글라라는 특유의 "거울의 영성" 안에서 우리에게

"그대의 마음을 영원의 거울 앞에 놓으십시오. 그대의 전존재(全存在)를 관상을 통하여 하느님의 모습 안에서 변화시키십시오" 하고 초대한다. 우리가 세수를 할 때마다 우리 영혼의 거울이신 그리스도를 한번씩만 떠올려도 우리는 더 진보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손을 씻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영혼을 씻는 상징적 행위로서 매일 그렇게 한다면
실제로 우리는 지고지순하신 하느님을 조금씩이나마 닮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내,외적 삶은 사랑으로 화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믿음(內)은 사랑(外)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갈라 5,6 참조).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