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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생명의 문화와 죽음의 문화

by 大建 2013. 4. 17.

부활 제3 주간 수요일(요한 6,35-40)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다.

또 다음과 같은 말씀들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누구의 죽음도 기뻐하지 않는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그러니 너희는 회개하고 살아라"(에제 18,32).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16-17). 

즉 생명을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께서는 일관되게 우리가 생명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라신다는 것이 성경 전체의 메시지요, 따라서 그분은 우리에게 생명의 문화를 가꾸어 가기를 바라신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날 죽음의 문화가 만연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6년 1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즉위 후 처음으로 유아 10명에게 세례를 베풀면서,  "이 시대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에 단호히 '노(No)'라고 말해야 한다"고 하였다. 교황은 이날 21세기를 로마제국의 타락에 비유하고, 신자들에게 신앙심의 회복을 촉구했다.

실제로 우리는 낙태, 안락사, 전쟁, 테러, 살인, 폭력, 자살 등이 판을 치는 현대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나아가 하느님 존재를 의식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말았다.

하느님 의식의 실종이 죽음의 문화를 가져왔고, 죽음의 문화가 신앙의 약화를 초래했다면, 생명의 문화 건설을 위한 해답은 자명하다. 우리가 하느님을 다시 찾는 것, 이것이 해답이며, 돌파구이다. 성 그레고리오가 말했듯이 우리 인간은 먼지이고, 풀이며, 덧없는 존재, 보잘 것 없는 존재였지만 우주의 하느님으로부터 자녀로 받아들여졌고, 하느님의 넘쳐흐르는 은총인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우리 인간이 영원한 존재, 신성한 존재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의식의 시작이며, 여기서부터 인간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죽음의 문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문화를 파괴하는 반문화일 뿐인 것이다. 따라서 베네딕도 16세 교황은 "반(反)문화는 약물로의 도피,착각,그릇된 행복과 단순 쾌락 추구의 성(性) 탐닉과 황금만능주의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죽음의 문화'는 거짓과 속임수를 사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즉 반문화는 그대로 맘몬을 섬기는 우상 숭배가 되는 것이다.
 
죽음의 문화인 황금만능주의에 반(反)하는 것이 곧 "생명의 문화"다. 그런데 이 생명의 문화를 창출하기 위하여 황금만능주의를 탈피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같이 살면서 서로를 위한 생각이 언제나 있어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새로운 생명의 문화를 더불어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네가 살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연대의 영성이 필요하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생명의 복음」에서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무조건적 사랑으로 생명의 복음을 주셨고, 바로 이 복음으로 우리가 변화되고 구원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생명의 백성입니다"(79항).

생명의 백성인 우리 모두는 함께 생명에 대해 봉사할 의무를 갖는다.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으로 재무장하고 우리 인간을 가장 철저하게 사랑하신 그리스도를 닮아 모든 인간을 사랑하는 기본적 소명에 충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이것이 바로 신명기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 제시하시는 길이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또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가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실 것이다. (신명 30,15-18)". 

                                                                                                                                                                  (30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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