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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진정한 마귀는 누구인가

by 大建 2014. 7. 2.

연중 제13 주간 수요일(마테 8,28-34)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한 마을에서 악령들려 괴로워 하는 사람에게서 악령을 몰아내시자 악령들이 근처의 돼지떼에게 들어가 돼지들이 그야말로 떼죽음을 당한다.


이것을 안 주민들이 예수에게 마을에서 떠날 것을 요청한다. 예수의 권능을 체험한 주민들은 놀라움과 감동을 표하면서도 자신들의 현실적 이익에 예수가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예수를 몰아내는 것이다.


전형적인 님비 현상이 아니겠는가? 지역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의 대표적인 표상인 님비 현상이 그 시대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인간은 자기가 속한 사회를 지켜내기 위해 전쟁 까지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 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마을 주민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돼지떼는 그들의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웃이 마귀로부터 해방되어 다시 사람다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사실에는 무관심하다. 오직 예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심으로 인해 더 큰 재산상의 손실을 입을까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고, 그분에게 떠나가달라고 말한다. 오늘 복음 이야기의 진정한 반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누가 마귀인가? 재물, 돈을 숭배하기에 마귀들조차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부르는 그분을 떠나가달라고 하는 그들이 바로 진정한 마귀인 것이다!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1티모 6,9-10). 


이 일이 일어난, "가다라인들의 지방"이라고도 불리는 게라사는 갈릴래아 호수와 요르단강 유역에 B.C.332년 알렉산더 대왕이 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그리스 언어,문화,제도를 도입한 그리이스식 10개 도시(데카폴리스) 중에서도 가장 번성한 지방이었다. 결국 오늘의 이야기는 재물을 맘몬으로 섬기는 인간들을 마귀에 비유하며 그들이 결국은 어두움에 묻히게 될 것이고, 결코 "하느님의 길"을 가로막지 못할 것임을 엄하게 경고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님비 현상의 결과는 집단, 마을, 도시 간의 대립이며 결국 서로에게서 소외되는 반목과 증오를 낳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집단이기주의에 빠지는 인간들은 온 인류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과도 등지고 바벨탑을 쌓지만 결국 전능하신 분의 힘이 그것을 무너뜨려 버리게 되어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고 자신들의 터전에서조차 쫓겨나 방랑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는 것이 오늘 복음의 메시지다.


재물을 섬기는 마귀들이여, 하느님의 길에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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