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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오만과 편견

by 大建 2014. 8. 1.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연중 제17 주간 금요일, 마테 13,54-58)


몇년 전 어느 주일에, 미국의 어느 대형 개신교회 근처에서 한 노숙자가 초라한 행색으로 구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인 중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온 사람은 불과 세 명에 불과했고, 초췌하고 남루한 차림의 노숙자는 교회로 향하는 교인들에게 "음식을 사려고 하니 잔돈 좀 달라"고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예배 시간이 되어 노숙자는 성전 맨 앞자리에 앉으려 하였으나 예배위원들에게 끌려 나오고 말았다.

그는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맨 뒷좌석에 겨우 눈치를 보며 앉았고 공지 시간이었다.

"오늘 새로 우리 교회에 부임하신 스티펙 목사님을 소개합니다. 앞으로 나와 주시죠." 교인들은 모두가 기대에 찬 시선으로 새로 부임한 목사를 찾아 일제히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모든 신자들은 경악을 하고야 말았다.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노숙자가 강단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가 바로 이 교회에 새로 부임한 스티펙 목사였다.

소위 그리스도인들이 인간의 외모, 외적인 조건만을 보고 판단하는 어리석음과 그들의 거짓된 믿음을 잘 드러내주는 사건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그분이 "목수의 아들이었다"라는 편견만으로, 자기들이 예수님을 잘 안다는 오만 때문에,  다른 곳에서 존경받던 그분을 고향에서 멸시하는 결과를 빚게 되었던 것이다. 편견과 선입견이 그들로 하여금 "예언자, 스승, 메시아"로 변화된 예수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걸림돌에 걸려 넘어져 그들은 다른 고장 사람들이 많이 누릴 수 있었던 하느님의 은총, 선물, 호의로서의 기적을 많이 체험하지 못하게 된다.

한편, 이렇게 사람이 자기 이웃에 대하여 편견을 가지고 대할 때, 필수적으로 차별이 발생하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빈부, 귀천의 구별이 없이 인간을 창조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십니다."(로마 2,11) 그러므로 "서로 한마음이 되십시오.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천한 사람들과 사귀십시오. 그리고 잘난 체하지 마십시오."(로마 12,16)

그러므로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한 사람을 편견을 가지고 대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그를 무시하고 배척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다가오심을 가로막는 것임을 명심하자.

자신이 부임한 교회의 첫날 설교에서 스티펙 목사는 결론에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당신들이 믿음을 고백하는 것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이웃과 함께 그리고 이웃의 옆에 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47M)

자신의 모습을 겸손되이 잘 살피는 사람은 타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대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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